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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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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의 수기

R.M. 릴케 저 / 김원 역 | 하서출판사 | 2001년 01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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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3쪽 | 411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3307098
ISBN10 897330709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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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1875~1926)
독일의 시인이며 작가인 릴케는 1875년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사관학교에 입학했으나 군 생활이 맞지 않아 퇴교 후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시작. 19세에 처녀시집 『삶과 노래』를 냈고, 평생의 연인이며 정신적 지주였던 루 살로메, 조각가 로댕 등의 영향을 받으며 『시도 시집』『형상시집』『신시집』을 차례로 발표한다. 섬세한 감수성으로 인간의 문제, 삶, 고독, 신과 죽음 등의 주제를 깊이 다룬 그는 현대의 시와 산문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주요 저서로는 『두이노의 비가』『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말테의 수기』등이 있다.
역자 : 김원
서강대학교 대학원 독문과에서 문학석사ㆍ문학박사 학위 취득. 현재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LG연암재단 지원 파견교수. 독일 만하임소재 '독일연구소'에서 연구. 저서로는 『독일어의 외래어 수용과 언어정화 운동』『독일 문화의 이해』등과 역서로 『간결하게 쓴 독일어의 역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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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그 사실을 후회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사실 나는 적절한 독자는 아니었다는 것이 분명하다. 어린 시절에는 독서가 나에게 커다란 이득을 주는 직업 중의 하나가 되리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실은 그런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다. 언젠가 생활이 변하고 예전에 내부에서 왔듯이 그것이 다만 때가 되면 모든 것이 분명하고 확실해지고, 더는 오해가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단조롭지만은 않다. 오히려 나의 입장으로서는 애매하고 난처하지만 그래도 분명하게는 될 것이다. 어린 시절에 나타나는 독특한 애매성, 불균형성 그리고 무분별성이 그때에는 극복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왜 그렇게 될 것인지는 나 자신도 모랐다. 사실은 그런 생각이 점점 나의 신변을 에워싸게 되었고, 밖을 내다보면 볼수록 오히려 자기의 마음은 내부로 끌려들어오게 되었다. 그것이 어디서 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그것은 그 내적인 것이 극에 달하여 거기서 일시에 중지되는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그런 것에 별로 마음의 불안을 느끼지 않는 것은 쉽사리 관찰할 수 있었다. 어른들은 돌아다니고 비판을 하고 또 흥정을 하고 있었고, 그들이 난관에 봉착할 때면 으레 그것은 주위 환경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나는 그러한 생활의 변화가 올 때까지 독서를 미뤄왔다. 그러면 아는 사람들과 사귀듯이 책과도 교제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만큼 일정하고 규칙적이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거기에다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특별히 더 마음에 드는 책도 있을 것이다. 그런 책을 만나면 30분쯤 더 시간을 보내게 되어 산책을 하지 못하게 되고, 약속을 어기고, 연극 개막 시간에 늦게 입장하기도 하고, 또 급한 편지를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자다가 막 일어난 사람처럼 머리가 헝클어지고 귀가 달아오르고, 쇠처럼 손이 차갑게 되고, 옆에 세워 놓은 촛불이 다 타버려 우지직 소리를 내기도 하는 그러한 일은 다행스럽게도 일어나지 않았다.
--- pp.19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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