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국문학을 공부했어요. 작가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을 반짝거리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설탕이 솜사탕처럼 부풀어 많은 친구들을 달콤하게 해주는 것처럼 상상에 불과했던 조각들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올 때 무척 행복해요. 그래서 호호할머니가 될 때 까지 작가로 사는 게 꿈이에요. 지금까지 펴낸 책으로는 <스티커 전쟁>, <뻥쟁이 선생님>, <이런 아빠 저런 아빠 우리 아빠>, <용빵 가족>, <좌충우돌 선거운동>외 다수의 책이 있어요.
그림 : 안경희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로 더 예뻐지고 싶어 하죠. 저 역시 여러 번의 경험이 있는데요. 그림을 그리면서 저의 지난 다이어트 기억들도 새록새록 생각나며,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그린 책으로는 <선생님은 너를 사랑해 왜냐하면>, <커서 뭐가 될래?>, <다문화 친구 민이가 뿔났다>, <누가 내 방 좀 치워 줘!>, <남자애들은 왜?>, <어린이를 위한 관계의 힘 친구> 등이 있습니다.
“지영아, 근데 너 이 옷 사도 못 입어.” 제나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미리가 제나 손에 들린 원피스를 가로채며 말했다. “뭐라고? 왜” 지영이는 미리 손에 들린 원피스를 다시 빼앗으려고 힘쓰면서 말했다. “왜라니? 딱 봐도 모르겠어? 이거 너한테 안 맞아. 너는 나보다 뚱뚱하잖아.” 지영이는 미리의 말에 너무나 깜짝 놀랐다. 아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내가 뚱뚱하다고? --- p.14
“지금보다 살이 좀 빠지면 더 예뻐질까” “그걸 말이라고 하니? 미녀시대 언니들을 봐. 다들 다리가 젓가락처럼 말랐잖아. 스키니진도 정말 잘 어울리고.” “하긴. 날씬하면 뭘 입어도 예쁘대.” “그래. 날씬한 게 최고야.” “정말이야. 미녀시대 언니들에 비해 난 정말 뚱뚱해.” 다이어트에 관심이 없던 여자아이들까지 하나둘 열을 올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원피스의 주인인 제나마저도 살을 빼겠다고 선언했다. --- p.27
상준이처럼 인기 많은 아이가 평범한 자신을 좋아할 리 없다. 갑자기 세리 언니의 말이 생각이 났다. “여자는 날씬해야 해! 예뻐야 남자들이 좋아하지!” 지영이는 문득 날씬해지면 상준이도 자신을 좋아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다이어트를 해야 해. 그래서 시폰 원피스도 입고 예뻐 보이지.” 상준이도 날씬한 여자애를 좋아할 것이다. 세리 언니가 그랬다. 여자는 무조건 날씬해야 한다고. 지영이는 잠시 약해진 마음을 다잡았다. 다이어트는 어쩌면 평범한 지영이가 특별해지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식단을 지키고, 운동하는 것이 힘들고 세리 언니가 무서워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잊지 말자! 칼로리! 칼로리!” 지영이는 씩씩하게 방을 나섰다. --- p.53
“지영아, 뭐 해. 네 차례야.” 어느새 크로켓 쟁반이 지영이 자리에 왔다. 지영이는 잠시 머뭇거렸다. 크로켓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할 수 없었다. 원피스와 다이어트 그리고 세리 언니.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속이 울렁거렸다. 고소한 크로켓 냄새가 허기진 몸과 마음을 더 자극했다. 지영이는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어지러워서 눈을 감아 버렸다. “꺄악!” 쿵 소리와 함께 지영이가 쓰러지자 여자아이들은 비명을 질렀다. 선생님이 놀라서 뛰어오고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