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는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시대 도가(道家)의 방사(方士)이다. 고향 농서(?西) 지역은 현재 감숙성 위원(渭源)현에 해당한다. 평소 오곡을 먹지 않았고 속세를 떠나 굴속에서 호흡 수련하며 지냈다. 그가 머무는 곳마다 제자를 자청하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고 한다. 전진(前秦) 때 잠시 세상으로 나와 선소제(宣昭帝) 부견(?堅, 357∼385)을 보좌했는데 부견이 그를 상당히 존경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후진(後秦)의 무소제(武昭帝) 요장(姚?, 384∼393)이 왕가의 예언을 잘못 해석하고 어이없이 죽인다. 장례식 때 왕가의 관에는 시체 대신 대지팡이만 들어 있었으며 장지(葬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언덕을 오르는 그를 보았다고 한다. 불로불사(不老不死)와 장생(長生)에 대한 환상으로 왕가의 죽음이 다소 신비화되었을 수도 있으나 ≪습유기(拾遺記)≫만은 절찬리에 애독되었다. 원래 19권이던 ≪습유기≫ 원본이 전란으로 사라지자 양(梁)의 소기(蕭綺)가 남은 책을 다시 편집해서 10권으로 제작한 판본이 지금 전해진다.
역자 : 김영지
김영지(金映志)는 중국고전소설을 전공하였다. 1994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석사학위 논문으로 ≪습유기≫를 역주(譯註)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2007년 8월 한국학술정보에서 ≪중국 판타지 소설의 원조, 습유기≫ 완역본을 출판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습유기와 도교에 관한 다수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목련희 연구”도, 도교 및 불교 관련 공연인 목련희에 대한 연구로서 ≪중국공연문화의 꽃, 목련희≫(한국학술정보, 2006)라는 책으로 출판되었다. 기타 저서로 ≪샤머니즘≫(신성출판사, 2005)(공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