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4년 런던에서 태어났으며, 영국 왕립 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전에 건축가 아서 블롬필드 경의 도제로 일했다. 건축학적인 훈련과 습작은 그가 크게 성공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그린 책으로 『피터 팬』, 『크리스마스 캐럴』 등이 있으며, 1954년 세상을 떠났다
역자 : 원지인
홍익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한 뒤, 오랫동안 아동청소년도서를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을 했다. 현재 아동청소년문학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홀리스 우즈의 그림들』, 『비밀의 화원』, 『정글 북』, 『키다리 아저씨』, 『소공자』, 『피터 팬』 등이 있다.
피터 팬이 달링 부인의 키스와 꼭 닮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피터 팬은 잎맥만 남은 잎과 나무 수액으로 만든 옷을 입은 사랑스러운 소년이었다. 하지만 가장 매혹적인 것은 피터 팬의 이가 모두 젖니라는 점이었다. 피터 팬은 부인이 어른인 것을 알고는 그녀를 향해 진주 같은 조그만 이를 갈았다. --- p.18
“아, 웬디 아가씨. 우리의 엄마가 되어 주세요.” “내가? 대단히 멋진 얘기지만 보다시피 나는 조그만 여자애일 뿐인걸. 진짜 경험도 없어.” 웬디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관없어.” 마치 그런 걸 전부 아는 건 자기밖에 없다는 듯 피터가 말했다. 사실 피터야말로 아는 게 가장 적었는데 말이다. “우리한테 필요한 건 그냥 엄마 같은 다정한 사람이야.” “어머나!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인 것 같아.” --- p.108
피터는 전광석화처럼 후크의 허리춤에서 칼을 낚아채 그를 찌르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자신이 후크보다 바위 높은 곳에 올라섰음을 알았다. 그건 정정당당한 싸움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후크에게 손을 내밀어 올라오는 걸 도와주려 했다. 그 순간 후크가 피터의 손을 물어뜯었다. 피터는 통증 때문이 아니라 후크의 정정당당하지 못한 태도에 놀라 멍해졌다. --- p.138
“‘동생들아, 저길 봐. 창문이 아직 활짝 열려 있어. 아, 엄마의 사랑을 끝까지 믿은 보람이 있구나.’ 웬디가 위쪽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그래서 그들은 높이 날아서 엄마 아빠에게 돌아갔어요. 그 행복한 모습을 말로는 표현할 수 없으니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에요.” --- p.166
“피터 팬, 너는 대체 누구며 어떤 사람이냐?” 후크가 쉰 목소리로 외쳤다. “난 젊음이고 기쁨이지. 난 알을 깨고 나온 어린 새야.” 피터는 되는대로 대답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불행한 후크는 이 대답이 피터도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른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품격이었다. --- p.227
이제 웬디에게 피터는 장난감들을 넣어 둔 상자의 먼지 같은 존재였다. 웬디는 어른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다. 그녀는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결국 자신의 의지로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조금 더 빨리 어른이 되었다.
잃어버린 그림자를 찾기 위해 팅커 벨과 함께 달링 부부의 집에 간 피터 팬은 팅커 벨과 웬디의 도움으로 그림자를 되찾게 된다. 피터 팬은 자신의 그림자를 꿰매 준 웬디에게 네버랜드로 가서 그곳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달라며 꼬인다. 결국 웬디는 두 동생과 함께 피터 팬을 따라 어른도 없고 언제까지나 아이로 남아 즐겁게 놀 수 있는 네버랜드로 날아가 스릴 넘치는 모험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웬디는 길 잃은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들뜬 마음으로 길을 나서다가 악명 높은 해적선장 후크에게 잡히고 만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피터 팬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후크의 해적선으로 가고 아이들과 함께 힘을 합쳐 해적들과 후크를 해치우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