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이 나고 2~3일이 지나면 시체는 방부처리사에게 건네진다. 방부처리사는 즉시 왼쪽 갈비뼈 밑에 구멍을 내고 내장을 모두 들어냈다. 간, 위, 창자, 마지막으로 폐를 꺼낸다. 당시에는 심장을 의식과 느낌이 이루어지는 곳(오늘날의 뇌에 해당)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육체와 분리될 수 없는 것으로 여겨 꺼내지 않았다. 콩팥, 비장, 방광, 여성의 생식기관 등은 일반적으로 무시되어 특별한 처리를 행하지 않았다.
뇌수를 꺼내는 것은 신왕국에 와서 개발된 기술이었다. 방부처리사는 왼쪽 콧구멍에 청동 꼬챙이를 쑤셔 넣어 사골(코뿌리에 놓여 코와 두개골을 분리하는 뼈)을 부수고는 그 구멍을 통해 뇌수를 꺼냈다. 그런 다음 송진을 두개골 속에다 집어 넣는데, 송진(정확한 성분은 현재까지도 알려져 있지 않음)은 두개골과 접촉하는 순간 굳어진다. 이때 송진 대신 톱밥이나 천을 쓰기도 했다.
그런 다음 시체를 봉합하고 깨끗이 씻어서 소다석을 발라 탈수시킨다. '소다석 목욕' 이라는 용어를 감안하면 소다석을 액체상태로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실은 고체상태로 투여했다. 헤로도토스는 이런 방부처리 과정에 70일이 소요되었다고 전하는데, 이 정도의 기일이라면 미라화(化)가 이루어지는 전과정을 포함할 것이다. 그런 다음 시체를 나일 강물에다 씻고 각종 연고로 닦아 내어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좋은 냄새' 가 나게 했고, 마지막으로는 시체를 사자(獅子)모양의 장례침대에 올려놓고 옷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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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인들은 모든 생물이 물질적 구조, 육체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으며, 육체에 영온 혹은 인성에 해당하는 '바'와, 생명력에 해당하는 '카' 등 비물질적인 요소가 부가되어 있다고 믿었다. 그들에게 죽음은 이들 요소의 분리를 의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