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혁신은 강력한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고 한다. 혁명보다 혁신이 어렵다고도 한다. 철도공단 혁신은 사기업도 아닌 공기업이, 가장 짧은 기간에, 누구도 생각 못할 성과를 올린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물론 진짜 성과는 정부평가 1등이 아니라 혁신적인 시스템이나 프로세스가 현업에 적용되어 그 재무적 효과 등이 실질적으로 나와 봐야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운 좋게도 정종환이라는 걸출한 혁신 마니아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는 혁신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우선 그는 철도를 잘 알고, 혁신도 잘 안다. 물경 2천 권이나 되는 책(그 중에 혁신 관련 책은 몇 권이나 되는지 모르겠지만)을 독파했을 정도로 풍부한 이론적인 지식도 갖고 있다. 게다가 그에게는 아쉬운 이야기겠지만 한 차례 미완으로 끝내야 했던 경험도 있다. 그렇게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으면서도 그는 끊임없이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전문가에게서 듣고, 말단 직원에게서도 열심히 듣는다. 한번 결정하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추진력 또한 남다르다.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밀어붙인다. 다른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하거나, 담당자가 위축되어 멈칫거리면 당장에 불호령이 떨어진다. 혁신 초기, 방침문서 결재를 받기 위해 이사장실로 들어간 혁신단 간부 중 혼이 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도대체 뭘 하자는 거야? 문서만 양산하면서 시간을 보내겠다는 건가? 그러면서 혁신을 하겠다고? 뭐가 그리 무서워 우물쭈물 눈치만 살피는 거야?”
그들이 소위 ‘길들이기’라고 부르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혁신단 직원들은 나름대로 요령을 터득했다고 한다.

철도공단의 혁신 성공요인 중 하나는 공단이 지향하는 방향에 부합되는 과제를 도출한 데 있다. 혁신단은 경영혁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17대 혁신주제별로 40개 혁신방안을 마련하였고, 각 방안별로 909개 과제 풀(Pool)을 구축하였다. 또한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를 선정해 여기에 조직의 에너지를 집중하고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2004년 12월, 1급 처장 이상 간부 워크숍을 통하여 혁신주제 및 과제별 우선순위와 추진 주체, 시기 등을 결정하여 순차적으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혁신의 장애요인 가운데 또 하나는 성공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혁신을 하면 좋다는 것을 이론적으로는 알겠는데 손에 잡히는 결과가 잘 나오질 않으니 사람들이 지치고 쉽게 실망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비전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단기적으로 조그만 성공의 맛을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b>한국철도시설공단, 공공부문의 고정된 틀을 깨고 환골탈태한 혁신보고서</b><br/><br/>철도공단은 고속철도공단과 철도청의 건설부문이 통합돼 신설된 조직이다. 철도의 낙후된 시설과 늘어만 가는 부채로 인해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난항을 거듭한 끝에 2004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조직되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던 두 조직인 철도청과 고속공단은 철도가 갖고 있는 만성적인 적자와 오랜 낙후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시설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통폐합된 것이다. 강압적인 조직 통폐합으로 탄생한 철도시설공단은 처음부터 삐걱거리는 소리로 요란했다. 심한 내부갈등과 패배주의, 무사안일과 반혁신 감정이 팽배한 신설조직, 그 어느 누구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는 공단을 취임 2년 만에 경영혁신의 메카로 끌어올린 사람이 바로 정종환 이사장이다. 이 책은 공공부문의 고정된 틀을 깨고 환골탈태한 철도공단의 혁신보고서이다.<br/>정종환 이사장이 말하는 혁신성공의 5대 요소<br/><br/>1.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라.<br/>2. 조직의 문화 풍토를 바꾸라.<br/>3. 혁신 전문가를 양성하라.<br/>4. 과제(Agende)가 중요하다.<br/>5. CEO의 역할이 95퍼센트이다.<br/><br/>“혁신, 혁신하면서 밀어붙이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여기저기서 저항의 목소리만 들리고…… 게다가 노조가 두 개라 힘이 듭니다.”<br/>철도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전혀 닮은 점이 없는 두 조직의 통합은 조직원들 간의 팽팽한 대립을 야기했다. 철도청 출신과 고속공단 출신들은 서로 다른 노조에 가입하여 노-노 갈등을 증폭시켰다. 고속철도의 개통이라는 국가적 소명을 앞두고 있음에도 이들의 이해 대립은 끝 간 데 없이 치닫고 있었다. 정종환 이사장은 하루라도 빨리 철도공단의 조직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강력하고 동시다발적인 혁신드라이브’에서 그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먼저 조직 전체의 총체적 위기상황을 공유하여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나갔다. 그리고 경영토론회나 청년중역회의 등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의 활용으로 조직문화의 풍토를 변화시켰다. 또한 PM아카데미나 경영혁신아카데미를 통해 혁신전문가를 양성하여 혁신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CEO가 혁신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혁신에 대한 CEO의 의지, 원활한 의사소통, 혁신 수행 방향에 대한 적절한 코치가 필요한 것이다.<br/>정종환 이사장은 혁신 마니아로 철도공단을 효과적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제 그들은 스스로 혁신 제2기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6시그마나 지식경영, 바텀-업 방식 등을 통한 초기 성과지향기를 제1기라고 한다면 혁신에 대한 자발적인 움직임을 조직문화로 승화시키는 ‘가치중심의 혁신 제2기’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그들은 제1기 혁신을 분석, 점검함으로써 제2기 혁신 추진을 위한 교훈을 얻고자 한다. 또 그들은 자신들의 성공이 공공부문 혁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그들은 이 책 『우리는 혁신의 루비콘강을 건넜다』를 출간하였다. 공공부문은 신분안정, 조직의 안정성, 비경쟁성 등으로 혁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철도공단 조직도 초기에 겪었던 이와 같은 부정적이고 견고한 그들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공공부문 혁신의 촉매제가 되기 위해 이 책을 출간함으로써 신발끈을 동여매고 다시 한 번 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br/><br/><b>청렴도 최하위, 이제 당신의 결단이 필요합니다</b><br/>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본 이즈모 시의 이와구니 시장을 만났다. 이때 이와구니 시장은 “행정은 최고의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며 시장과 백화점에 시청분소를 설치해 시민들이 민원서류를 떼러 시청까지 찾아올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이 회장은 이를 두고 “기업으로 보면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경영체제를 바꾼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공공부문의 혁신은 이제까지 쓸모없는 곳에 낭비하였던 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방향선회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혁신을 통해 공공부문의 높은 벽을 허물고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br/>철도공단은 2005년 국가청렴위원회 청렴도 발표에서 253개의 공공부문 기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것은 철도구조개편을 통해 낙후된 철도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21세기 철도 르네상스를 꿈꾸는 공단에게는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었다. 정종환 이사장은 부패발생 원인과 문제점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철도공단은 협력업체를 발주하는 입장에서 우월적 위치를 향유하고, 협력업체는 수주하는 입장으로 불만이나 불친절을 혹시 돌아올지도 모르는 보복성 불이익을 염려하여 비윤리적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었다. <br/>이에 철도공단은 “윤리경영을 통해 청렴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하였고, 경영목표의 하나로 ‘윤리경영’에 고객만족경영의 개념을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윤리실천협약>을 통해 국내 공공부문 최초로 협력업체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하였다. “굳이 적발하고 처벌하지 않아도 스스로 투명하고 공정해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공단 경영을 위해 철도공단은 윤리 기초 체질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br/><br/><b>“철도는 우리의 미래다”<b/><br/>- 21세기 철도 르네상스를 꿈꾸다<br/>철도공단은 끊어진 남과 북을 연결하고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를 연결하려는 꿈으로 부풀어 있다. 먼저 국가 철도망을 고속철도 중심으로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동북아 철도 구축사업을 통해 남과 북을 연결하고, 대륙횡단 철도망을 구축하여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것은 단지 그들만의 꿈은 아니다. 철도 르네상스 시대의 주역으로서, 철도 100년 역사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그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br/>이 책은 철도공단이 어떻게 공공부문 혁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혁신을 꿈꾸는 사람들, 진정한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