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책을 기획하고 글을 쓰는 작가들의 모임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가 읽은 책이다.’라는 생각 아래, 쓸모 있는 책을 정성껏 만듭니다. 지은 책으로 [세종대왕 독서법], [초등 세계문화 100배 즐기기], [통합 교과 지식 100-우리 고전]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정대웅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인테리어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게 더 좋아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색과 선의 조합과 재미있는 발상으로 출판, 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끌벅적한 청과물 도매 시장에서 제이미는 제법 심각해요. 식당을 하는 아버지와 함께 장을 보러 왔거든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제이미는 아침부터 밤까지 재미있는 놀이를 찾아다니는 장난꾸러기에요. 하지만 청과물 시장에 오는 날이면 누구보다도 진지해져요. 마치 자기가 요리사라도 되는 것처럼 이리저리 살펴보고, 코를 킁킁대며 냄새도 맡아보아요. 아버지가 단골 가게 주인과 물건 값을 흥정하는 모습이나, 먹거리를 파는 골목을 지나며 소시지나 치즈를 맛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었지요. 제이미의 아버지는 제이미가 제멋대로 다니다가 길을 잃을까봐 손을 꽉 쥐어야만 했지요.
"어제 내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 고향에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 방황하는 청소년들 문제가 아주 심각하대. 학교에도 안 가고, 뚜렷한 직업도 없고 어린 나이에 벌써 소년원을 들락거린 애들도 꽤 있고. 아직 어린데 꿈이나 희망 따위를 잊은 청소년이라니…. 너무 안타까웠어." 이 말을 듣는 순간 제이미는 마치 입안에 레몬즙이 확 퍼지듯 상쾌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얼마 후에 그 아이디어는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지요. 바로 ‘피프틴 프로젝트’예요. 피프틴 프로젝트는 스타 세프인 제이미 올리버가 청소년 지원자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서 요리사로 키워내는 거예요.
제이미는 아이들이 조금 전에 쓰레기라고 말한 닭 부산물을 믹서에 넣고 갈았어요. 그리고 빵가루와 소금, 지방, 당분 같은 맛을 내기 위한 첨가물을 넣었어요. 그러자 놀랍게도 처음에는 쓰레기같이 보였던 닭 부산물이 분홍색 고기 반죽이 되었지요. 제이미가 그 분홍색 고기 반죽을 떼어 기름에 튀기자, 믿을 수 없었지만 노릇노릇하고 제법 맛나게 생긴 치킨 너겟이 나왔어요. 자, 방금 만든 너겟이야. 누가 먹어볼래?” 아이들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어요. 제이미는 미리 만들어온 닭다리 튀김을 내놓았어요. 닭다리 모양이 그대로 보이는 평범한 닭다리 튀김이었지요. “그럼 이것과 이것, 둘 중에 어느 쪽을 먹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