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賀敬城 1967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대학생 때부터 세카이분카샤(世界文化社)의 《Begin》 편집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계속 근무했다. 1994년 《MEN’S EX》의 창간 멤버로 참여했고, 2002년에 편집장이 되었다. 2005년에는 《시계 Begin》 편집장과 《메르세데스 매거진》 편집장을 겸임했다. 2006년 슈에이샤(集英社)가 발행하는 《UOMO》의 에디토리얼 디렉터로 취임했다. 2007년 4월부터 지금까지 허스트 후진가호샤(ハ─スト夫人?報社)의 《MEN’S CLUB》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취임 후 8년 동안 잡지 매상을 V자로 회복시켰으며, 정기 구매자가 8,000명에 달하는 여타 잡지들은 넘볼 수 없는 회원 조직을 만들었다. 현재 렉서스 매거진 《BEYOND》의 편집장도 겸임 중이다. 회식 자리가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1년 365일 중 364일을 업무 회식 스케줄에 할애하고 있다. 전철 야마노테 선의 각 역마다 지정된 회식 장소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을 정도다. 그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 〈도가블로〉는 월간 조회 수가 평균 100만을 넘으며, 저서로는 『성공하는 남자들의 옷차림 전략』(이보라이프, 2015)이 있다.
역자 : 이지수
고려대학교와 사이타마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문학을 공부했다. 편집자로 일하다가 번역가로 전향했다. 텍스트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옮기는 번역가가 되기를 꿈꾼다. 옮긴 책으로 『사는 게 뭐라고』『죽는 게 뭐라고』『저울이 필요 없는 폭신폭신 팬케이크』등이 있다.
하지만 기획의 내용이 아무리 뛰어나도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당시에는 고객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계약서에는 도장을 찍지 못하기도 하고, 처음부터 고객의 신뢰를 얻지 못해 다시 발표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요. 네,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현실입니다. ‘기획만큼은 자신 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던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 유감스럽지만 이처럼 내용의 질이 아무리 좋아도 승부에서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비일비재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저는 회식을 ‘상대방으로부터 YES라는 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 번 더 눌러야 하는 버튼’이라고 믿습니다. --- p.11
이를테면 당신이 옷을 사러 가게에 갔다고 상상해봅시다. 매우 친절한 점원이 당신을 맞이하여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패션 센스도 칭찬해줬습니다. 점원의 상냥한 접대에 당신은 매우 기분이 좋아졌지요. 그런데 그 점원이 당신에게 독특한 디자인의 옷을 강하게 추천한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그 옷은 당신의 취향과는 정반대입니다. 가격도 예산의 두 배나 되고요. 아무리 점원의 태도가 훌륭해도 당신은 그 옷을 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상대가 좋은 사람이고 접대가 훌륭해도, 업무의 질이 떨어지면 ‘일을 맡겨보자.’, ‘이 사람에게 돈을 내자.’ 하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입니다. 알맹이가 80%, 회식이 20% ! --- p.24
아무리 많은 명함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진짜 인맥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른바 ‘명함 컬렉터’가 실제 업무에서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마치 ‘명함 교환을 하면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듯 상대방에게 일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SNS가 활성화되어 쉽사리 연락을 취할 수 있게 되면서, 일면식조차 없는데 갑자기 “일 좀 시켜주세요.”라고 가볍게 말을 거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천만 원, 몇억 원 규모의 거대한 사업을 추진하려할 때, 명함이나 SNS로 이루어진 관계가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제 대답은 ‘NO!’입니다. 누가 뭐래도 가장 좋은 방법은 술자리 등의 회식을 통해 서로의 거리를 메우는 것이 아닐까요?--- p.37
반대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회식의 성과를 알려주는 일도 중요합니다. 많은 상사분들이 이 부분을 놓치곤 합니다. 아무래도 상사가 부하 직원보다는 회식에 참가할 기회가 많으므로 부하 직원은 ‘○○ 과장님은 항상 술이나 마시러 다니니, 팔자가 참 좋군.’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하 직원의 이런 생각은 팀워크에 균열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상사는 회식의 성과를 부하 직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 건은 잘 풀리는 것 같아.”, “클라이언트한테 ○○ 건은 잘 부탁해두었어.”라고 말하면 쓸데없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식은 비즈니스 성과를 내기 위한 자리’라는 의식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배려는 고객에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하 직원에 대한 이런 사소한 배려로부터 팀워크와 팔로워십이 싹트게 됩니다.--- p.123
회식 장소 선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데리고 간 상대를 그 가게의 ‘단골손님’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저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만, 회식을 주최한 입장에서 이보다 기쁜 일은 없습니다. 이전에 클라이언트를 어느 초밥집에 데리고 갔는데, 나중에 이런 연락을 받았습니다. “도가 씨, 지난번에 데려가주신 초밥집 말예요. 이번에 제 고객과 함께 가기로 했답니다.” 클라이언트가 자신의 고객을 데리고 간다는 건 그 가게가 그만큼 마음에 들었다는 증거입니다. 나아가 저에 대해 호감을 느꼈다고 봐도 되겠지요. 싫어하는 사람이 소개해준 가게를 마음에 들어 할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회식 상대가 그 가게를 다시 찾는다는 건 제가 주최했던 회식이 성공적이었다는 증거입니다. --- p.128
예를 들자면 기획서를 통과시키기 위해 사내 회의를 소집할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한 시간 남짓입니다. 프레젠테이션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자부하는 저조차도, 한 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는 기획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모두 전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결재권자와 술자리를 가지면 적어도 두세 시간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기획서나 프레젠테이션만으로는 미처 전달하지 못했던 열정과 노력을 어필할 수 있는 것이지요. 반대로 사장님이 기대하는 내용이나 의문점을 술자리에서 파악한 뒤, 차후의 기획서나 프레젠테이션에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20%에 해당하는 사내 회식 자리를 잘 활용하면, 80%에 해당하는 기획(업무 내용)의 성공률을 부쩍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상사와 술자리를 가진다!’라는 사고방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상사가 술자리를 제안하지 않는다면 먼저 말을 꺼내는 용기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