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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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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 1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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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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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1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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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2.9만자, 약 7.6만 단어, A4 약 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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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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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에서 왔다.

배가 도착하기 전부터 카피탄은 항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자가 있다고 전해 왔다. 양귀의 땅에 닿을 무렵, 내가 들은 첫 소식도 이것이었다. 근해에 접어들며 카피탄은 항구로 빠른 배를 띄웠는데, 이틀 후 비선은 한 척의 양선을 인솔해 돌아왔다. (…)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자는 어떤 환쟁이라 하였는데, 들리는 바에 의하면 그는 나의 본을 뜨고 싶다고 하였다. ---15p.

나는 급히 몸을 돌려 품속의 단검을 빼서는 뱃놈의 허벅지를 찔렀다. 놈이 어이쿠,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졌다. 이어 달려오는 놈들을 하나씩 상대했다. 뱃놈이 악을 쓰는 동안, 놈들은 나를 포박하기 위해 그물을 던졌고, 다시 이어 수 개의 갈고리를 던졌다. 놈들의 행태가 무뢰한인 것은 알겠으나, 무예로 정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첫 합 만에 꿰뚫어 보았다. 오합지졸인 바에야, 적의 수괴의 목을 따는 것으로 기세를 잡아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92p.

전란 중, 생사가 엇갈린 다음에야 나는 아내를 찾았다. 수많은 시신을 참나무 가지에서 거두어 내릴 때에는, 오히려 담담했다. 생애에 불운의 전란을 맞은 것도, 안사람을 지켜 내지 못한 것도 다 내 탓이다.
하얀 무명에 시신을 싸서 어둔 땅속으로 내릴 때, 아내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셋, 다섯 살 배기 어린 것들은 뒤엉겨 볕 바른 둔덕에서 울어 대고, 술을 뿌리는 일가식솔의 곡은 그치질 않았다. 죽는다는 건 무엇인가? 아내의 죽음은 뭇 동리 여인들의 죽음처럼 실감 나게 다가오지 않았다. 사내의 무능과 비겁이 한순간 비수처럼 내 심장을 찔렀다. 노모는 집안에 한 점 부끄러움 없게 어서 덮으라고 했지만, 나는 오랫동안 아내의 관을 감쌌다. ---40~41p.

로라의 옷을 벗긴 집행관들이 알 수 없는 금형 깔때기를 그녀의 입에 꽂고는 펄펄 끓인 쇳물을 들이붓기 시작했다. 아아악-. 그와 동시에 로라는 숨을 헐떡거리며 소리쳤으나, 곧 어떤 소리도 지를 수 없게 되었다. 쇳물은 그녀의 입을 넘기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밖으로 넘쳐흘렀다. (…)
-나와라, 악마야! 나와라, 악마야!
군중들은 로라의 입에서 뜨거운 쇳물을 견디지 못하고 악마가 뛰쳐나올 거라고 기대하는 듯 소리쳤다. 군중들의 고함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236p.

-생각해 봐요. 당신이 여기에 온 데에는, 당신이 찾는 그 무기라는 걸 얻는 것 말고도 반드시 다른 까닭이 있을 거예요. 신은 때로 우리를 의도치 않은 곳으로 인도하곤 하시죠. 우리 남매의 이런 처지도 마찬가지구요. 당신은 그걸 알아야만 해요! 신이 여기까지 당신을 인도한 이유가 뭔지 말이에요! ---310p.

찢기고 베이고 아문 상처들은 고스란히 무인으로서 나의 삶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그녀가 멈칫, 놀라더니 손끝으로 나의 상흔들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알싸한 소름이 돋아났다. 다나가 얼굴을 들고 말했다.
-당신은 상처가 무척 많군요?
-그렇소. 나는 무인이오.
-안 보이는 상처일수록 더 아프고 오래가는 법이죠. 나는 당신이 내게 그렇게 남게 될까 봐 두려워요. ---471p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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