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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뿐인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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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뿐인 미래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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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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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2.3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7만자, 약 5.6만 단어, A4 약 105쪽?
ISBN13 9788952232885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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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소피 크로켓
영국 런던에 있는 로얄 홀로웨이 대학(RHBNC)에서 드라마와 연극을 공부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러시아, 터키, 아르메니아 등 동유럽 등지에서 지내며 목재 도매상으로 일했다. 그 외에도 자동차 정비공, 교사, 조경사, 화가 등 다양한 직업을 섭렵하며 독특한 이력을 다졌다. 목재 도매상으로 일하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장편소설 『겨울뿐인 미래』가 2013년 카네기 메달 최종 후보작에 오르며 일약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작품은 마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연상케 하는 치밀한 세계관과 흥미진진한 전개,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돋보이는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또 다른 대표작으로는 『겨울뿐인 미래』의 후속작인 『원 크로우 얼론』 등이 있다.
역자 : 김경숙
책과 언어와 아이들이 좋아서 번역을 시작했고, 현재 번역가들의 모임 ‘바른번역’에서 출판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겨울뿐인 미래』 『사라진 도시, 사라진 아이들』 『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가지 마, 내 곁에 있어 줘』 『개의 힘』 『주니비의 비밀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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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편의 언덕 위, 나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다. 틈만 나면 찾아오던 곳이지만 오늘은 느낌이 다르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린다. 언덕 아래를 주시하면서.
저 아래, 집 근처에는 어떤 움직임도 없다.
눈 덮인 골짜기는 무척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꽁꽁 얼어붙은 강 옆에는 칙칙한 모습의 우리 집만 덩그러니 서 있을 뿐이다. 이제 나는 뭘 해야 할까? 모두 떠나고 아무도 없는데…….
지금쯤이면 집 안을 따뜻하게 해 주던 벽난로의 장작불이 꺼졌을 것이다. 벽난로에 장작을 넣을 사람이 없으니까. 모두가 떠나 버렸고, 나는 온종일 언덕에 앉아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중이었으니까. 눈 위에 찍힌 발자국들이, 모두 떠났다는 증거다. 전부 떠나 버렸다. 한 명도 빠짐없이.
아빠도 떠났다.
매그다도 떠났다.
나머지 사람들도 떠났다.
하지만 왜 떠났는지 모르겠다.
말해 줘, 울프. 난 어떻게 해야 해?
--- pp.9~10
불가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주고받는 ‘담화 시간’이면 마을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모든 것이 완전히 꽁꽁 얼어 버리기 전이었던 옛날의 일들을 말이다. 그때는 집집마다 트럭이나 승용차가 있었고 전기나 물이, 심지어 뜨거운 물이 벽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 이야기는 담화 시간의 ‘단골손님’이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옛날은 옛날일 뿐이다. 바다가 제 기능을 하던 세상, 눈이 내리고 또 내리고 끝없이 내려서 멈출 줄 모르는 세상이 오기 전의 시절이었다. 어른들은 옛날 일을 떠올리는 것을 좋아했다. 아이들이 그때를 잊지 않도록 옛날이야기를 계속 해 주는 거겠지만, 내 생각에는 오히려 어른들 자신이 그때 일을 잊지 않으려고 계속 되풀이하는 것 같다.
--- p.12
큰 개가 뛰어올랐다. 하지만 소스라치게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내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횃불을 이리저리 휘둘렀기 때문이다. 나는 개가 겁을 먹도록 정말 크고 우렁차고 사납게 소리를 질렀다. 어린 개들은 노여움과 불의 신이 된 나를 보고 놀라서 꼬리를 감추며 돌아섰다. 이제 큰 개는 다른 개들에게 왜 자신이 대장인지 보여 줘야 했다. 그래서 입을 험악하게 비죽이며 으르렁거렸다.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 대장 개는 더러운 붉은 입에 분노를 가득 담고 곧장 나를 덮칠 것이다. 개가 이빨을 드러내자 이빨 사이의 핏자국과 침이 보였다. 오늘만 벌써 두 번째로 보는 거였다.
원을 그리며 돌던 대장 개가 그때를 틈타서 재빨리 덤벼들었다. 내가 횃불로 강타했다. 개가 왼쪽으로 날아가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내 팔로 달려들었다. 덥석! 하지만 내 팔을 물지는 못했다. 암캐가 아주 가까이 다가와 내 등에 업힌 뼈만 앙상한 메리를 보며 군침을 흘렸다. 내가 현명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암캐가 내 옆구리를 물어 쓰러뜨릴 것이다.
--- pp.100~101
“우린 저 아래로 내려가야 해요, 윌로. 배가 떠나기 전에요.”
“그게 더 나을까, 메리? 배가 어디로 가든, 여기보다 나을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우리를 데려다줄 배예요. 섬으로요. 새로운 시작이 펼쳐지는 곳, 안전한 곳으로요.”
“안 보여? 여기에 다 있어. 여기가 바로 우리가 있을 곳이야. 산이 있고 나무가 있는 곳. 저 너머에 계곡이 있고 드넓은 하늘이 있는 곳. 얼음은 물이 얼어붙은 것일 뿐이야, 메리. 그 사실을 큰 소리로 분명하게 외쳐야 해. 여기가 그 섬이야. 네가 있고 내가 있는 이곳. 섬은 바로 여기야. ‘우리 안에’ 있어. 이제야 알겠어. 머릿속에는 얼마든지 좋은 생각을 심을 수 있어. 바다에 떠 있는 저 배처럼,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어떤 생각을 품으면 아무도 그걸 손댈 수 없어. 스스로 그 생각을 떨쳐 버리지 않는 한. 이제 알겠어.”
--- pp.398~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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