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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우리 술로 꽃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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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우리 술로 꽃피우다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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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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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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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82.4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6.8만자, 약 2.4만 단어, A4 약 43쪽?
ISBN13 9791170220251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별
취업이 잘 된다는 말에 경영학과를 졸업. 국내 대기업에 입사해 6년 동안 마케터로 일했으나 어느 밤, 퇴근 길에 돌아본 하루가 너무 공허해 글을 쓰겠다며 사표를 투척하고 광야로 뛰쳐나옴. 짱짱하게 타고난 주량과 취하면 우유빛깔이 되는 얼굴을 지님. 코뿔소 같은 추진력으로 끊임없이 일을 만들어 냄. 우물쭈물하고 있는 이경진 등 떠미는 게 특기. 여행 에세이 [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 자전적 가족 에세이 [세상에 이런 가족]을 씀.

그림 : 이경진
공부도 할 만큼 했고, 일본으로 유학도 다녀옴. 일어 일문학 전공을 살린 커리어 우먼을 꿈 꾸었으나 우주 정거장 도킹보다 힘든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해 벌써 3년째 비빌 자리를 찾아 무중력 상태로 떠다니는 중.
술을 마시면 몸이 붉어지지만 그뿐, 능수능란한 속도조절로 술자리에서 언제나 끝까지 살아남음. 뭘 하든 똑 부러진 똑순이인데 뭘 하기까지 오래 걸림.
김별이 마구 벌여 놓은 일에 기쁜 마음으로 휩쓸리는 게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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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는 우리 술을 배우고자 8개월 전 이곳에 찾아 온 젊은 남자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고는 첩첩이 둘러싼 산뿐인 이곳에서 생활하며 양조장 일을 돕고 있던 그는 간만에 찾아 온 또래 손님인 우리를 살갑게 대해주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도저히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귀를 막으려 우리에게 소리쳤다.
“야아~ 나 그 동안 깨끗하고 좋은 것만 접하며 살고 있었는데, 너희들 왜 여기 와서 그런 안 좋은 소리만 하는 거야. 아 내 귀를 씻고 싶다.”
예상하지 못한 그의 말에 나는 멍해졌다.
‘귀를…… 씻고 싶다고?’

“글쎄, 막 너무 좋고, 싫고 그런 것은 없어. 우연히 ‘집에서 만든 술은 숙취가 없다’는 말을 듣고 직접 한번 만들어볼까 싶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배우다 보니 배울 게 너무 많은 거야. 그래서 계속 배우다 보니 벌써 수년 째 여기서 이러고 있네. 그냥 술을 빚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걱정도 다 사라지고…… 글쎄, 인연이었던 것 같아.”
‘막 너무 좋고, 싫고 그런 것은 없다’는 말이 내 가슴을 쳤다. 운명이 아니라 ‘인연이었던 것 같다’는 덤덤한 말이 좋았다.

“흐어어어어억 시워어어어원 하드아아아아!”
역시 해장에는 콩나물 국밥이 최고다. 정신없이 밥그릇에 코를 박고 먹다가 잠시 고개를 드니 메뉴판에 쓰여 있는 ‘모주’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모주라……. 남대문에서 회사를 다닐 때 종종 선배들이 마시는 걸 본 적은 있지만 직접 마셔본 기억은 없다. ‘저게 해장술이라던데.’ 나는 그때 주워들은 것은 바탕으로 소중한 내 몸뚱이를 회복시키려고 모주를 한 잔 주문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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