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의 시간을 훌쩍 넘기고 만났다는 서운함을 뒤로하고 겹겹이 쌓인 우정은 금세 되살아났다. 남자들은 여자의 우정은 우정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여자들은 아무리 친해도 결혼하고 나면 우정보다 가정이 먼저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말들이다. 여자들에게는 여자들만이 통하는 깊이 있는 우정이 있다. 20년, 30년 만에 만난들 어떠하리, 만남의 횟수를 따지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우정이 있다. 만나는 그 순간의 우정은 진심일진데 말이다. 이것이 남자들은 모르는 여자들만의 우정 방식이다.
--- p.32~33
결혼이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진리 같으면서도 모순 덩어리이다. 정답이 없으면서도 오답도 없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닐 때도 많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평생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단어이다.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다. 덮어도 덮어지지 않는다. 내가 가지지 못했다면 가지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커지기도 한다. 내가 이루지 못했다면 점점 더 후회로 남는다. 평생 한이 되기도 한다.
내가 가지고 있다 해도 가진 것조차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는 그 단어가, 바로 결혼이다.
내가 가지지 않아서 더욱더 가져야만 한다는 의무감만 증폭되는 그 단어가, 바로 결혼이다. 결혼이라는 말이 이렇게 이중적이고, 복합적이며, 함축적이다. 그래서 어렵다.
--- p.51
성공을 꿈꾸는 여자들, 일에 미쳐 일중독에 빠져 본 여자들은 알고 있다. 자신들이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이유를, 자신들이 탁월하게 성과를 드러낼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말이다. 또한 일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일이라고 하는 것으로 표현하기엔 어려운 것이다. 일을 통해 다양한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과를 통한 금전적인 보상, 높은 지위를 제공받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가능성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보람과 가치를 나누고, 나아가 주변에 대한 봉사로까지 확장할 수도 있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똑같은 일도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 p.89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는 보이지 않는 룰rule이 있다. 부부간에도, 직장동료 간에도, 친구 간에도 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룰이 존재하고 있다. 굳이 다 표현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룰을 잘 지키는지, 룰을 무시하고 사는 사람인지의 여부는 사람에 대한 중요한 신뢰 기준이 된다. 룰을 지키는 사람은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고, 룰을 무시하는 사람은 함께한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다.
가만히 사람 관계를 지켜보라. 사람 때문에 힘든 이들을 살펴보면 많은 아픔과 고통이 지켜지지 않는 룰에서 비롯된다. 내가 지키지 않아서, 혹은 상대방이 지키지 않아서 서로의 마음에 균열이 생기고, 균열을 오래 방치해 두면 오해가 파생되어 급기야는 친한 관계가 원한 관계가 되곤 한다. 관계가 어그러지면서 한쪽이든 양쪽이든, 등 돌리는 상대방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찬다. 원망은 자신의 마음을 망치고 타인을 망친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막장 드라마는 현실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현실적인 드라마다. 나의 인생을 막장 드라마로 만들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 p.180~181
사람은 왜 떠나고 난 다음에 잘해주지 못해 후회하는 것일까? 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젊음과 청춘을 그리워할까? 왜 평지풍파를 겪기 전에 평온한 삶이 축복 그 자체라는 것을 모를까! 누구나 세월을 돌아보면 아쉬움으로 점철된다. 오늘 깨달은 것을 어제 깨달았다면, 훨씬 더 먼저 알았다면 어땠을까!
미화는 명애의 말을 들으면서 겸손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경청을 통해 불행을 피해 간다는 말이 떠올랐다. 나의 귀가 조금 더 부드럽게, 모든 사람들의 말들을 겸손하게 들을 수 있어야 후회할 일이 적어지는 것이겠지. 나의 언행이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겸손하게 행해야 적을 만들지 않겠지.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좋다. 변하고자 한다면 언제라도 좋다.
---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