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 Bayne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철학 교수. 주요 관심 분야는 심리철학으로, 특히 의식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저서로 『의식의 통일성The Unity of Consciousness』이 있고, 『옥스퍼드 컴패니언 시리즈 의식 편Oxford Companion to Consciousness』을 엮기도 했다. 뉴질랜드 태생이지만, 맨체스터와 제네바에서 시간을 나누어 보낸다.
역자 : 김미선
모든 과학이 마녀사냥의 야만을 벗어나 인권을 찾아가는 휴머니즘의 시녀라 생각한다. 주로 표지에 머리가 그려진 책들을 번역했지만, 발길 가는 데로 머리를 옮긴다.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대덕연구단지 내 LG연구소에서 근무했으며, 숙명여대 TESOL 과정을 수료한 뒤 영어강사로도 일했다. 옮긴 책으로 『의식의 탐구』 『꿈꾸는 기계의 진화』 『기적을 부르는 뇌』 『미러링 피플』 『뇌과학의 함정』 『생각의 한계』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뇌와 삶의 의미』 『뇌, 인간을 읽다』 『설계된 망각』 『신경과학으로 보는 마음의 지도』 『뇌와 마음의 오랜 진화』 『괴물의 심연』 등이 있다.
생각이 ‘동떨어진’ 그리고 ‘자극과 무관한’ 방식으로 대상을 표상한다는 사실 덕분에 우리는 대상이 없어도 대상을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 관해 생각할 수도 있고 결코 일어나지 않을 사건에 관해 생각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결코 일어날 수 없을 사건에 관해서도 생각할 수 있다. 이 능력 덕분에 우리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사건의 결과를 예상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다. --- p.14
우리는 다른 많은 종과 자동적이고 직관적인 추리 능력을 공유하지만, 통제되는 반성적 추리는 인간에게서 두드러지는 특질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우리는 그 특질을 조형하고 조각하는 능력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물러서서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고려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도 고려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진화 및 사회의 유산과 함께 물려받은 사고방식에 구속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에 관해 생각함으로써 새롭고 더 나은 생각하기의 방법을 개발할 능력이 있다. --- p.31∼32
상자에 든 딱정벌레의 유비를 제시할 때 비트겐슈타인의 목표는 다른 마음의 문제가 정말로 있음을 논증하는 것이 아니라, 데카르트식 관점이 생각을 서로에게 귀속시키는 우리의 능력을 잠식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데카르트식 관점의 파산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 p.70
개별주의자와 보편주의자 사이 논쟁의 또 한 측면은 사고와 언어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만일 많은 이론가들이 주장해왔듯이 생각의 구조가 언어의 구조에 의해 바뀐다면, 생각에서 문화적 차이를 예상할 명분이 생긴다. 사회마다 말하는 언어가 명백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의 구조가 언어의 구조에 의해 바뀔까? --- p.124
우리가 인지적 폐쇄를 당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과 우리가 실재의 정확히 어떤 측면들을 이해할 수 없는지 확인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생각의 경계를 표시하는 게 가능할까? 질문이 터무니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만일 어떤 생각이 정말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이 생각할 수 없는 생각임을 알기는커녕 그에 관해 생각할 입장에 있지도 못할 것이라고 반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은, 생각의 한계가 어디에 있는지를 정하려는 시도에는 어떤 모순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