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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련화, 조선의 마지막 저항 유관순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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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련화, 조선의 마지막 저항 유관순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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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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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97471140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지난겨울은 끔찍하게 추웠다. 눈과 바람을 맞으며 지령리, 아우내, 금강, 제민천, 정동길을 수없이 걸어 보았다. 서대문 감옥의 텅 빈 감방을 기웃대며 겨울을 지냈다. 소용없다. 상상으로도 네 사랑을 닮지 못했다.

이전 작품으로 『나도 이제 그 이름을 알겠어』, 『살아가면서 사랑만이라도 해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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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목숨은 건지지 않았느냐? 지금 시절에 살아남는 것보다 중한 게 있느냐? 사람 앞일은 모르는 거다. 목숨을 보전하고 있다 보면 좋은 날도 오는 법이야.” ---p.26

“이게 너희 조센징들이다. 우르르 몰려들어 들끓었다가 조금만 수가 틀려도 꽁무니를 빼버리는, 이게 너희들 조센징이란 말이야.” ---p.88

“하나뿐인 목숨을 잃고 나면 무엇으로 조선을 위해 싸우겠어.” ---p.168

“누군가는 외쳐야 하는 거야. 누구나 독립을 생각하게 만들어야지. 그건 모든 조선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세상 천지에 대고 하는 말이기도 해.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p.200

“나는 세상이 바뀔 때까지 싸울 작정이다.”
“독립?”
“그게 전부는 아니야.”
나는 의아한 생각이 들어서 오빠를 바라보았다. 오빠는 조선의 독립 말고 또 어떤 것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깨달았어. 독립은 일차적인 목표지 절대로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걸.” ---p.235

마침내 붉은 꽃이 피었다. 한 번 피어나면 핏빛보다 더 진한 꽃들이 교회의 앞마당을 가득 물들였다. 나는 이제 그 꽃의 이름을 안다. 한련화. 마른 땅에 피어난다는 연꽃.
공주의 학교 교정에도 가득 피어났던 꽃들. 선교사님들이 다니는 곳마다 이렇게 한련화가 피어난다. 아마도 지나간 행적이라도 표시하는 듯 씨를 뿌리는 모양이다. 붉은 꽃잎들이 퍼져나가면 색은 강렬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슬퍼 보이는 것이 한련화이다. ---p.251

나는 누가 나를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들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선생들이냐? 아니면 목사들? 동네 어른들이야?”
아닌 것 같다. 그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나를 이끈 것은 정말 무엇일까. 내 안에서 나를 이끈 것은 무엇일까.
나는 키네와 마주하고 있었지만, 내 눈은 내 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 내 가슴 속 깊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아무도 내게 이렇게 하라고 시키지 않았다. ---p.283

고무관의 물줄기가 내 전신을 때렸다. 추위도 추위지만 온통 멍과 상처투성이인 몸에 세찬 물줄기가 닿자 어느 한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나는 고통에 몸을 떨었다. 죽을 것만 같던 수치심은 어디로 날아가 버리고 오로지 고통만이 나를 잡고 흔들었다.
목숨은 무서운 것이다. 나는 그 와중에도 가슴의 상처에 물이 들어가는 것이 겁나 몸을 돌리면서 그 부분을 두 손으로 막았다.
“똑바로 서라.”
나는 내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도 똑바로 서라고 하면 똑바로 설 수밖에 없었다.
목숨은 차후의 일이다. 당장 눈앞의 고통이 더 무서웠다. 맞는 것에만 신경이 곤두섰다. 서라면 서고 앉으라면 앉고 기라고 하면 기었다. 정신 따위는 아예 없었다. 생각나는 것도 없었다. 그저 덜 맞을 궁리만 했다. ---p.287

상처의 아픔보다, 긴 거리를 걷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사실 배가 고픈 것이었다. 잡혀있는 동안 물밖에 얻어먹지 못했다. 수치심도 죄책감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속이 비어 한 번 뱃속이 뒤틀리고 나면 별것 아닌 게 되어버렸다. 장터에서 솥단지 하나 가득 푸지게 담아내던 시래기국이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먹었던 엄마가 해준 따끈한 밥도 생각났다. 두 공기나 싹싹 비워 먹은 건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이다. 엄마와 아버지, 그리고 두 동생들과 함께 먹었던 밥. 밥. ---p.288

상자가 멈췄다. 이제 그만인가 하면 다시 흔들렸다. 크게 비명을 질렀다. 토악질이 날 정도로 비명을 질렀다. 나 스스로 악에 받친 비명인지 아니면 이제 정말 미친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
상자의 문이 열리자 나는 내가 알몸이라는 것도 잊은 채 정신없이 기어나갔다. 넝마 같은 옷을 던져주며 뱁새눈이 웃으며 물었다.
“이제 부끄러움도 모르는구나?”
나는 뱁새눈을 노려보며 나도 모르게 쏘아붙였다.
“당신보다는 안 부끄러워.” ---p.306

따뜻한 날이다. 다들 무사히 살아있다. 지난겨울은 유난히 길고 추웠다. 눈도 참 많이 내린 겨울이었는데 죽지 않고 다들 살아났다. 숨죽이고 봄을 기다리고 있었겠지.
봄이 없는 세상은 없다. 추운 겨울만 있는 세상은 없다. 그래서 나도 봄을 기다린다. 나도 너희들처럼 내 봄을 기다리고 있어. ---p.314

우리 8호 감방은 간수들한테 소위 요주의 인물로 찍힌 악질들만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 사람들은 내게는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이 사람들에게는 있고 내게는 없는 것. 내게도 그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증오심이 아니라 평온한 마음으로도 이들은 얼마든지 싸울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가져야 하는 것,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p.333

아직 끝나지 않았?. 언젠가 나를 고문하던 조선인 순사는 말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걸 모르겠냐?
그때는 아무 대꾸를 못했지만 이제는 이렇게 말하겠다.
지금 나는 계란으로 치지만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은 정으로 치게 되겠죠. 나는 그럴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뿐이에요. ---p.336

손끝으로 이물질이 밀고 들어오는 사고는 어릴 적에도 몇 번 경험했다. 손톱 밑이 가시에 살짝 찔리기만 해도 펄쩍 뛸 만큼 아프다. 그런데 뾰족한 대나무침이 손톱 끝에서부터 서서히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아픔은 펄쩍 뛸 아픔이 아니었다.
나는 입을 딱 벌리고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입을 벌리고 고개를 뒤로 한껏 젖힌 채 두 다리만 버둥댔다. 침은 손톱이 아니라 머릿속을 뚫는 것 같았다. ---p.366

“살아남는 것도 투쟁이니까.”
“그런가요?”
“당연하지. 살아남으면 우리는 저들의 적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쉽게 죽어주면 안 돼.”
---p.384

나는 조선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지 않았던 게 틀림없다. 지옥에서 이렇게 고통을 당하는 것이 억울할 뿐이지 투쟁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p.384

“아무 생각 말고 살아남아라. 살아남는 게 독립운동이라고 생각하렴.” ---p.385

하하하. 간수장과 남자 간수들이 일제히 웃었다. 나는 아픔보다 더한 치욕으로 혀를 깨물고 죽고 싶었다. 내 안에서 나를 지탱하고 있던 생명의 숨결이 스르르 사라져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먼저 떠난 사람들의 말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벽에 머리를 부딪쳐서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나 나를 붙잡아준 건 그 사람들이 내게 남긴 한 마디였다. 살아남아라. ---p.392

신념이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애국심도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내가 조선을 믿고 사랑했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고는 했다. ---p.404

슬프지만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어쩌면 처음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조선을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렇게 끝이 날 수도 있다는 걸 나는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자꾸만 달아나려고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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