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쥐는 식탁 위에 놓인 빵과 꿀, 그리고 치즈 따위를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자네는 정말 행복하겠군. 이렇게 훌륭한 음식들을 매일 먹고 지내니.''
''허허, 뭘, 이 정도 가지고 . 어서 먹기나 하게.''

시골 쥐가 막 치즈 한 조각을 집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문이 덜컥 열리며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시골 쥐와 서울 쥐는 깜짝 놀라 쥐구멍으로 숨었습니다. 잠시 후, 사람이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러자 시골 쥐와 서울 쥐는 다시 식당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또다시 문이 열렸습니다. 시골 쥐와 서울 쥐는 다시금 쥐구멍으로 도망을 쳐야 했습니다. 시골 쥐는 숨을 몰아 쉬며 말했습니다.

''이보게, 난 그만 가야겠네. 내 비록 시골에서 매일같이 밀알이나 먹고 사네만, 이렇게 마음이 불편해 본적은 없네. 서울에 아무리 먹을 것이 많으면 뭐 하나? 이렇게 불안해서야. 어디 소화나 되겠나? 하찮은 음식을 먹더라도, 시골에서 마음편히 지내는 게 행복할 것 같네.''

서울 쥐는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시골 쥐는 조금도 서울 쥐를 부러워하지도, 서울에 가고 싶어하지도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