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톨라니 데죄(Kosztolanyi Dezs?, 1885∼1936)는 1885년 지금은 세르비아에 속한 수보티차[헝가리 명 서버드커(Szabadka)]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향에서 초등학교와 김나지움을 마친 후 1903년 부다페스트로 옮겨 대학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년 만에 대학을 그만두고 언론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부다의 로고디(Logodi) 거리에 거주하면서 집필가·작가로 활동했으며, 자주 외국으로 여행을 하고 그들 나라의 작품을 헝가리어로 소개했다. 1차 대전 직전에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두었고, 1936년 11월 3일 부다페스트에서 세상을 떠났다. 시·단편소설·장편소설을 썼고, 더불어 신문에 문학 평론도 내는 등 문학 전반에 걸쳐 활동했다. 또 헝가리 문학의 수준을 결정적으로 향상시킨 잡지 ≪뉴거트(Nyugat)≫를 창간하는 데 어디 엔드레(Ady Endre)와 모리츠 지그몬드와 함께 참여했다. 시집으로 ≪네 개의 벽 사이에서(Negy fak kozott)≫(1907)와 ≪불쌍한 어린아이의 절규(A szegeny kisgyermek panaszai)≫(1910)가 있고, 소설을 다섯 편 연달아 발표했다. 대표 소설로는 ≪나쁜 의사≫(1921), ≪네로≫(1922), ≪종다리≫(1924), ≪황금 용≫(1925), ≪에데시 언너≫(1926) 등이 있다.
역자 : 정방규
정방규는 1948년 전라도 고창에서 태어났다. 서강대에서 독문학과 역사학을, 독일 괴팅겐에서 독문학과 헝가리 문학을 전공했다. 1990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에서 헝가리 문학에 대해 강의했다. <통일 후 독일 지성인의 심리적 갈등 연구> 등의 논문과 ≪방문객≫(1995), ≪토트 씨네≫(2008), ≪프레스코≫(2013) 등의 번역서가 있다.
종다리는 그에게 관심도 없었다. 그녀의 눈길은 그의 얼굴을 휙 스쳐 지났다. 거의 악의에 가까운 눈빛을 그녀는 감추지 않았다. 옛날, 그녀가 아직 다른 사람에게 눈길을 주던 때, 만약 그녀의 눈길을 받으면 그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하나같이 냉정했다. 그녀의 접근에 대해 악의에 찬 사람처럼 한없이 싸늘하게 대하면서 눈길을 거부했다. 바로 그와 똑같이 차가운 방법으로 그녀는 이제 그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했다. --- p.23~24
술 취한 사람들은 날아서 간다. 정신이 말짱한 사람의 눈에 술 취한 사람들은 이리저리 비틀거리며 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비상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원한 것보다 더 일찍 가고자 한 장소에 와 있기 일쑤다. 그사이 시간이 흘러갔음을 그들은 따지지 않는다. 사실 별 의미가 없는 일이다. 그런 일에 관심을 갖는 다른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술 취한 사람에게는 고통도 다가오지 않는다. 성모 마리아가 앞치마에 받아 주기 때문이다. ---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