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크리스티 골든은 SF, 판타지, 호러 장르에 걸쳐 마흔 권이 넘는 장편 소설과 단편 소설로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기는 열렬한 게이머이기도 한 그녀는 두 편의 만화 스토리를 비롯해 게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소설(『Lord of the Clans』, 『Rise of the Horde』, 『아서스: 리치 왕의 탄생』, 『부서지는 세계: 대격변의 전조』, 『스랄: 위상들의 황혼』)을 썼으며, 다른 작품들도 준비 중에 있다. 「스타크래프트 II」의 최신작 『악마의 최후』와 「스타크래프트 암흑 기사단 3부작」인 『그림자 사냥꾼』, 『황혼』 역시 그녀의 작품이다.
역자 : 심연희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뮌헨대학교(LMU)에서 언어학과 미국학을 공부했다. 지은 책으로 〈나의 영단어 플래너〉, 옮긴 책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전쟁범죄: 광기의 끝〉, 〈엉겅퀴 수프〉, 〈영혼을 살리는 대화〉, 〈포르투나:잔혹한 여신의 속임수〉 등의 작품들이 있다.
‘당신이 안전하게 간직해야 하는 비밀이 그토록 무시무시한 거라면, 그건 내 일이기도 해요. 그리고……’ 제이크는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게 내 일이 아니라 하더라도…… 나는 당신 종족을 존경하고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러니 할 수 있는 한 도울게요.’ 제이크는 프로토스가 그 나름의 방식으로 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자마라가…… 울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다. 하지만 감사와 놀람, 후회와 죄책감, 두려움 등 여러 가지가 뒤섞인 감정들이 제이크를 휩쓸고 지나가자, 만약 자마라가 살아 있었더라면 아마도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둥글게 말고 슬픔 때문에 피부에 얼룩이 생겼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마라를 안아줄 수 있다면 그렇게 했으리라. ‘자기연민 때문에 그런 게 아니야, 제이콥.’ ‘알아요.’ ‘하지만 이 정보는 꼭 후세에 이어져야 해. 반드시 계승되어야 한다고. 그리고 너도 반드시 살아남아야 해.’ ‘나는 두 번째입니까?’ 제이크는 언짢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마라에게 동의했다. 자마라가 그 정보를 아직 그와 공유하지 않았지만, 제이크는 그녀를 믿었다. ‘내가 죽지 않았더라면 매사가 훨씬 쉬웠을 텐데.’ ‘그러게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제이크는 과일을 다 먹고 허기를 달랜 뒤 분홍색 태양 쪽으로 얼굴을 들었다. 제이크는 눈을 감고 잠시 동안 온기를 조용히 만끽한 다음 한숨을 쉬고 말했다. “좋아요. 가서 암흑 기사에게 말을 걸어보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