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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화가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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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화가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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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3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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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PDF(DRM) | 25.8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88쪽?
ISBN13 9791185876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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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톤 텔레헨
1941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으며,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의사로 일하면서 다수의 시집을 발간했으며, 1985년 다람쥐가 주인공인 《하루도 지나지 않았어요》를 발표하면서 동화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이해하기 어렵고 종잡을 수 없는 면을 철학적이면서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들은 폭넓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1997년에 테오 티센 상(네덜란드 어린이 문학상)을 수상, 네덜란드 최고의 동화 작가로 자리매김했으며, 《천재 의사 데터 이야기》는 2004년 오스트리아 청소년 어린이 문학상을 받았다. 그동안 쓴 작품으로는 《다람쥐가 보낸 편지》,《꼬마 마녀 피쿠헹키》,《우리 아빠》 등이 있다.
그림 : 마르크 부타방
프랑스 수상 작가로 어린이와 청소년책에 그림을 그리며,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쓰고 그린 어린이책 《무크와 세계 여행》이 15개 국가로 수출되고 텔레비전 시리즈로 만들어지면서 프랑스 국민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생기 넘치고 표현이 살아 있는 독창적인 그림으로 어린이를 위한 만화와 그림책을 꾸준히 창작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나는 파업 중이에요》,《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사랑하는 테오에게》, 《작은 전나무》들이 있다.
역자 : 유동익
한국 외국어 대학교 네덜란드 어 학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에서 법학과 언어학 학위를 받았다. 현재 네덜란드 가톨릭 방송국 한국 특파원으로 일하며, 조선 아카데미에서 네덜란드 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 작품을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하멜 보고서》,《북풍마녀》,《레닌그라드의 기적》,《꼬마 요리사와 킥보드 공주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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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해가 질 무렵이면 너구리는 작은 언덕에 올라 외쳤어요.
“태양아, 지지 마! 이번 한 번만 가지 마! 내 말 안 들려?”
너구리는 주먹을 흔들며 펄쩍펄쩍 뛰었어요. 너무 화가 나서 눈물까지 났어요.
그러나 태양은 어김없이 지고 말았죠.
태양의 꼬리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면, 너구리는 눈물을 닦고 고개를 저으며, 잔뜩 실망해서 집으로 향했어요.
너구리는 넓은 초원 한가운데 작고 어두운 집에 살았어요. 세상천지에 아는 이 하나 없는 외톨이였어요.
집에 도착한 너구리는 양팔을 베고 침대에 누워, 왜 태양이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지 곰곰 생각했어요.
‘한 번 정도는 지지 않고 그대로 있어도 되는 거 아니야? 내가 무리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잖아……. 화를 더 내 볼까? 아니면 무섭게 위협해 볼까? 발로 차 버리는 건 어떨까? 그것도 아니면 멀리 떠나 버린다고 겁줄까? 그러면 태양이 비출 친구가 없을 테니까.’
너구리는 매일 밤 몇 시간 동안 태양 생각만 했어요.
‘지평선까지 가서 태양을 자기 손으로 떠받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받침대를 만들어 태양이 지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태양은 너무 크고 힘이 셌어요.
너구리는 태양이 사기꾼이란 결론을 내렸어요. 온종일 빛을 내며 영원히 떠 있을 것처럼 기대를 주다가 갑자기 져 버리니까요. 그게 바로 사기죠.
-[외로운 너구리] 중에서


“나 지금 아주 화났어!”
겨울 어느 날 저녁 딱정벌레가 말했어요.
“나는 너보다 더 화났어!”
지렁이도 말했어요.
해가 질 무렵 지렁이와 딱정벌레는 장미 덩굴 아래 나란히 앉아 있었어요.
“안 돼, 네가 나보다 더 화날 수는 없어.”
딱정벌레가 말했어요.

“안 된다고?”
지렁이가 되물었어요.
“안 돼!”
딱정벌레가 소리를 질렀어요. 지렁이와 딱정벌레는 펄쩍펄쩍 뛰면서 더욱더 화를 냈어요. 화가 나서 머리와 어깨가 새빨개졌어요. 순식간에 다른 동물들이 지렁이와 딱정벌레 주위로 몰려들었어요. 다들 자기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와, 쟤네 무척 화났나 봐.”
동물들이 말했어요.
“내가 지렁이보다 더 화났어!”
딱정벌레가 말했어요.
“아니야, 나라니까? 나라고!”
지렁이가 맞받아쳤어요.
동물들이 딱정벌레와 지렁이를 에워싸고 딱정벌레와 지렁이의 새빨개진 어깨를 조심스럽게 만져 보았어요. 동물들의 발과 깃털이 타는 것처럼 화끈거렸어요. 그래서 동물들은 머리를 내저으며 어떻게 할지 회의를 했어요.
시간이 한참 지났어요. 드디어 동물들은 의견을 모았어요.
“너희 둘 다 매우 화가 났어. 하지만 더 화난 쪽은…… 딱정벌레 같아.”
동물들이 말했어요.
“그렇지? 내 그럴 줄 알았어!”
딱정벌레는 만족스럽게 씩 웃으며 동물 친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어요.
그러자 지렁이가 더욱더 사납게 소리 지르고 울부짖었어요.
“아니야, 내가 더 화났어! 나라고!”
동물 몇은 겁을 먹고 뒤쪽으로 물러섰고 몇은 뒤로 넘어졌어요.
지렁이의 눈에서 이글이글 불꽃이 튀었어요. 그 불꽃이 잔디에 튀어 불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지렁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더 화를 냈어요.
“내가 지렁이보다 더 화났어!”
-[지렁이와 딱정벌레, 누가 더 화가 났을까?]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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