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병에 걸린 세 명의 여자가 며칠 간격으로 볼티모어의 병원에 입원한다. 이 병은 처음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이후 전신 통증, 복통, 40도에 육박하는 고열, 구토와 설사, 잇몸 출혈, 코피, 인후염, 급기야는 온몸의 피부가 벗겨져 피와 진물이 흐르고 목숨까지 잃는 치명적인 병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의사들 중 그 누구도 전염 방식이나 감염 경로, 병원소를 모르며, 환자들의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공통점이라곤 모두 여자라는 것, 정신지체자라는 것, 그리고 정신지체자 보호소에서 산다는 것뿐이다. 결국 병원 측은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기 위해 병원 전체를 폐쇄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이 질병과 최초로 맞닥뜨린 의사는 나사니엘 맥코믹 박사이다. CDC 산하 전염병정보국 소속의 젊은 요원인 그는 슈퍼바이러스부터 생물학 테러까지 극히 드물고 까다로운 질병을 다루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의료 형사’이다. 하지만 그가 환자들의 생활과 습관을 조사하려 하자 수상쩍은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나사니엘 맥코믹은 의료 형사로서의 노하우와 기지를 총동원하여 세 환자들과 성관계를 가진 남자, 즉 ‘매개체’를 밝혀낸다. 하지만 ‘매개체’는 사라졌다가 난도질당한 시체가 되어 발견된다. 급기야 나사니엘 맥코믹은 이번 질병이 자연 현상이 아닌, 인간이 일으킨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