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중화장실은 언제 처음으로 만들어졌을까요?
로마는 기원전 27년경에 이미 제국으로 발전했는데, 이 무렵 각 가정에서는 벌써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기원후 70년경 베스파시아누스 황제 때에는 대리석 소변기들이 설치된 건물 하나를 지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공중화장실이었는데 사용료는 무료였다고 합니다. 또한 자연 수세식으로 변기 아래 물이 흐르도록 하여 오물을 씻어내게 하였습니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제국의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한 훌륭한 황제였는데, 로마의 경제 상태가 어려워지자 무료 공중화장실을 유료로 전환했습니다. 그러자 화가 난 로마 시민들은 공중화장실을 사용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용변을 해결했으며, 이 때문에 거리는 온통 오물투성이가 되었습니다.
화가 난 황제는 거리에서 용변을 해결하는 사람들에게 벌금을 물렸습니다. 시민들은 더욱 불만스러워했지만 황제는 재정 수입이 늘어났다며 기뻐했습니다.
어느 날 황제의 아들이 냄새나는 화장실의 이용료를 받다니 옳지 않다고 비난하자 황제는 금화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이용료로 걷은 금화인데, 여기에서도 냄새가 난단 말이냐?”
이후 로마 시내의 공중 화장실은 144개로 늘어났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1851년의 대박람회 때 비로소 공중화장실이 등장했습니다. 시험 삼아 신사용 공중화장실을 베드퍼드 가에, 숙녀용 화장실을 플리트 가에 세웠으며 화장실 이용료로 2펜스를 받았습니다.
화장실을 짓는 데는 680파운드가 들었는데, 박람회가 열리는 5개월 동안 올린 수입은 무려 2,470파운드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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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더기는 살인자를 잡는다는데 어떻게 잡을까요?
구더기가 직접 살인자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더기를 통해 여러 가지 증거를 모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숲 속에 누군가가 사람을 죽이고 달아났습니다. 죽은 사람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숲 속에서 여러 생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제일 먼저 검정파리류와 집파리가 찾아와 알을 낳습니다. 시체는 시간이 지나면 체내 미생물의 발효작용으로 변화가 일어나면서 특유의 냄새가 방출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쉬파리가 모여듭니다. 때로는 말벌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더 시간이 지나 시체의 지방이 분해되기 시작하면 휘발성 지방산이 방출되는데, 이때 수시렁이나 명나방처럼 분해되는 지방을 먹을 수 있는 곤충들이 찾아옵니다. 이 일은 석 달에서 여섯 달까지 지속됩니다.
지방 분해 다음에는 단백질 분해가 일어나는데 이때는 치즈파리가 찾아옵니다. 발효 과정에서 많은 양의 체액이 증발하는데,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는 송장벌레와 풍뎅이붙이, 그리고 몇몇 파리들이 찾아옵니다.
결국 체액이 모두 증발하고 시체는 건조한 상태가 됩니다. 이때 찾아오는 것은 수시렁이와 옷좀나방 종류입니다. 진드기도 이 무렵에 찾아듭니다. 이렇게 시체가 분해되는 동안 꼬이는 곤충이 변화하는 과정은 매우 정확하기 때문에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기도 합니다.
‘법의곤충학’이란 학문이 있는데, 이 학문을 공부하는 학자들은 곤충의 한살이에 대한 정보와 종의 동정을 이용해서 희생자의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곤충학자들은 참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출석해서 증언을 하기도 합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현재 20명의 전임 법의곤충학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곤충들은 살인 사건뿐만 아니라 기저귀나 벌어진 상처에 구더기가 많이 꾀는 현상을 통해 아동이나 노약자에 대한 방임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범인들이 완전 범죄를 노린다면 정보원 노릇을 톡톡히 해내는 곤충들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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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사노동을 월급으로 책정한다면 얼마나 될까요?
요리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주부의 일은 정말 끝이 없죠. 그런 일에는 휴일도 없어서 일요일도, 공휴일도 주부에게는 남의 일이랍니다. 그런데 이런 가사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까요? 사실 주부가 하는 일이 육체노동만이 아니기 때문에 돈으로 계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교통사고나 그 외의 재난을 당했을 때 손해배상을 책정하게 되는데, 이때 전업주부의 경우는 보통 한 달에 86만∼132만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비교적 높게 평가된 결과에서도 월급 150만 원이 넘지 않는다고 해요. 최근에는 200만 원까지 판결이 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관에서 조사한 객관적인 결과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주부가 하는 일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고되고 수고스럽습니다. 하루만 엄마가 아파 누워계시거나, 어디론가 여행을 가셔서 집에 안계시다면 그 일들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들이 아주 작은 일이라도 도와드리는 것이 엄마에게는 월급을 받는 것보다 더 기쁜 보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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