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어문연구소 기자들은 중앙일보에서 기사의 질적 가치를 제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말과 글쓰기의 최고 전문가들이라 할 수 있다. ‘우리말 바루기’는 중앙일보어문연구소 기자들이 2003년 3월부터 현재까지 10년 이상 중앙일보에 장기 연재해 오고 있는 칼럼 이름이다. 이 책은 연재된 칼럼 가운데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엄선해 모았다.
“저희 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합니다.” “아쉽지만 잘 싸운 저희 나라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간혹 방송에서 듣는 말이다. ‘저희’는 ‘우리’의 낮춤말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저희 선생님은 참 상냥하세요.
와 같이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자기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낮추어 말할 때 쓰인다. ‘저희 나라’는 우리나라를 낮추어 말하는 것이다. 이는 겸손하게 말하고자 하는 마음이 지나쳐 생긴 잘못된 표현으로 ‘우리나라’라고 써야 한다. 3장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 ‘저희 나라’라고 하지 마라 중에서 -pp.94~95
‘Korea Fighting’ 또는 ‘Korea Team Fighting’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도 우리 팀을 응원하는 말로 쓰인 적이 있지만 외국인들이 보기엔 의아한 말이다. ‘fight’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적과) 싸우다’ ‘(서로 치고 받으며) 싸우다’ ‘(시합 등에서) 다투다’로 정의하고 있다. 지나치게 전투적이고 호전적인 냄새가 난다. 물론 우리끼리야 알아들을 수 있고, 이미 오래도록 써 온 용어라 크게 흠 잡을 일이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외국에 나가 하는 응원에는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영어로는 ‘Go Korea’가 적당하다고 한다. 5장 주의해야 할 외래어 오·남용 ‘파이팅’은 무서운 말 중에서 -p.173
‘포복졸도’도 대표적으로 잘못 쓰는 한자성어 가운데 하나다.
엉뚱한 대답으로 사람들을 포복졸도하게 만들었다. 참으로 포복졸도할 일이다. 개그프로를 보고 포복졸도하도록 웃었다.
등처럼 쓰인다. 무언가 엎드려 졸도를 할 정도로 웃는다는 것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복졸도’는 ‘포복절도’가 맞는 말이다. 포복절도는 배를 그러안고 넘어질 정도로 몹시 웃음을 뜻한다. 봉복절도또는 그냥 절도라 부르기도 한다. 아무리 웃지 않으려고 해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웃는 웃음이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위의 예문들은 ‘포복졸도’를 ‘포복절도’로 바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