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0세기 교육은 단 하나의 정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 누구보다 먼저 퍼즐을 완성하는 아이들을 양산하는 목표를 지향했다. 이로써 일본이 서구 여러 나라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중략)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사이 일본 사회는 퍼즐을 빨리 정확하게 완성해 내는 사람으로만 가득 차게 되었다. (중략) 그다음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계관, 새로이 지향하는 그림 모양의 재설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성숙 사회에서는 스스로 비전을 내세우고 그에 맞는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여전히 새롭게 그림을 만들 생각을 못하고 퍼즐만 맞추고 있었다. 거기에서부터 일본인들의 불행이 싹트고 있었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답을 찾아내는 레고형 사고」중에서
사실 미디어팩토리를 경영하기 시작할 무렵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초조함 같은 것이 있었다. ‘지금 이대로라면 40대가 되어도 나만의 의견이라고는 없는 상태로 끝날 것 같다.’ ‘내가 추구해야 할 주제를 찾을 수가 없다.’ 업무에서만큼은 내게 주어진 주제에 대해 빠른 속도로 처리하고 고객을 설득하고 밀어붙이는 추진력과 업무 수행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과의 관련성을 지켜본 후 개인으로서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결정하는 ‘인생 전략’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독서가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내면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중략) 사람은 누구나 부족한 부분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현실을 그냥저냥 살아가는 것으로는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그 부족한 부분을 깨달을 수 있을까. 아마도 그 힌트는 책 안에 있을 것이다. ---「독서가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나타난 인생의 조감도」중에서
21세기형 성숙 사회에서 요구되는 자질은 정보 편집력이다. 정보 편집력은 익힌 지식과 기술을 조합해서 ‘모두가 수긍하는 답’을 도출하는 힘이다.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수긍할 수 있는 답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모두가 수긍하는 답을 도출하는 힘이란 단순히 퍼즐 조각을 정해져 있는 장소에 넣는 것이 아니라 레고 블록을 새롭게 조립하는 것이다. 정답은 하나가 아니며 조합 방법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그런 가운데 자기 나름의 세계관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요구된다. 하나의 정답을 찾는 정보 처리력에서 필요한 것이 ‘빠른 머리 회전’이라고 한다면 정해진 답이 아닌 새로운 답을 찾아가야 하는 정보 편집력에는 ‘유연한 머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