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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치료

선 치료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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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54쪽 | 813g | 153*224*30mm
ISBN13 9788958914822
ISBN10 895891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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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David Brazier
오랫동안 선불교의 가르침을 심리치료에 접목하는 방법론을 연구해 온 심리치료사로 유럽, 아프리카, 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실천 불교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선 수행자다. 아미타 트러스트라는 수행 단체를 조직하여 불교 심리치료의 교육, 참여 불교 프로젝트의 추진, 현대적인 수행 공동체의 개발 등 불교의 현대화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현재 이 단체의 정신적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 : 김용환 외
김용환
The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USA) 경영학 박사
한마음과학원 기획조정실장

박종래
University of Leeds(UK) 공학 박사
한마음과학원 연구원

한기연
Duke University(USA) 경제학 박사
한마음과학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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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치료의 기초

# 선은 불교의 한 형태다. 그러나 이것은 같은 것을 달리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불교는 깨달음의 체험을 통하여 존재의 근원을 발견함으로써 정신의 자유를 성취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 불교의 역사는 석가모니 부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약 2,500년 전에 인도에서 살았으며, 길고 험난한 탐구 끝에 삶의 진리를 깨달았다. 그러므로 선은 관념적인 것이기보다는 체험적인 것이다. 선은 석가모니 부처의 수행정신과 방법을 채택하고 있지만 바로 지금 여기 우리의 삶 속에서 그것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다.

# 선은 간단하게 말해서 마음에 의해 마음을 일깨우는 것이고 진실함에 의해 진실함을 깨우치는 것이다. 비록 언어로 선을 표현할 수 있고 지칭할 수 있다 하더라도 언어가 그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 선은 모든 비본질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다 사라졌을 때 일어나는 진정한 체험인 것이다.

# 요즈음 우리는 용을 동굴로 되돌려 보내는 것을 도와줄 심리치료사를 찾아다니는 경향이 있다. 수많은 심리치료사가 이것을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며 우리는 프로이트가 정상적인 불행이라고 일컬었던 상태로 되돌려질 것이다.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는 있겠지만, 억압하고 있던 것들은 또다시 꿈틀거리며 나오게 될 것이다. 대조적으로, 선은 무서움을 모르는 용감한 사람들에게 용을 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 선에서는 '고'야 말로 우리의 최상의 친구라고 여긴다. 고는 우리에게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것을 해야 할지를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 가지고 있는 고의 거친 모래알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진주로 만드는 재료로 활용함으로써 진정한 존재, 즉 진정한 보석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고는 더 이상 고가 아니며 우리를 이끄는 도반으로서 큰 도움을 주는 것이다.

# 심리치료 또한 하나의 의식이다. 의식은 신성한 행위다. 현대생활은 그러한 신성함을 파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선은 그것을 향상시킨다. 선은 우리가 숨을 쉬든, 땅을 밟든, 잠시 조용히 서 있든, 앉아 있든, 누워 있든, 모든 활동의 신성함을 체험하도록 한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을 선 수행으로 실천하면 좀 더 철저하고 예민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완전한 삶이란 바로 완전한 순간의 삶이다.

# 공간은 자궁, 곧 성장을 위한 장소다. 심리치료사가 되기 위하여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은 내담자에게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불교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부처의 씨앗이다. 각자 본래 갖추어진 불성이 뚜렷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그 부처의 씨앗이 자라날 수 있는 자궁이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이다. 심리치료사는 내담자가 무엇이든 채워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도록 먼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비워야 한다.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비우는 것이 바로 심리치료의 출발점인 것이다.

# 선은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 얻는 것은 망상이며 놓는 것은 깨달음이다. 건강이란 마음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다.

# 오늘날 심리치료가 많은 직업 중 하나로 취급되고 있는 것은 중대한 위험이다. 사람들은 약간의 기술을 배운 뒤 그 기술을 서비스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스스로의 내면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마음의 공간이 없다면 내담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심리치료사가 되려면 몇 가지 삶의 시련을 통과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 자만심을 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심리치료는 우리 내면에 있는 마음자리를 티 없이 청정하게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 당신의 인생에서 반드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당신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살지 못한다면 기회는 사라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산다면 그것이 바로 완전한 깨달음의 한순간이다. 만약 그 순간이 흐릿한 상태로 그냥 지나친다면 그 또한 그냥 한순간의 안개일 뿐이다. 누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인가? 그 사람은 바로 지금 이 순간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당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아마 사람들은 당신의 도움, 즉 당신의 고요한 마음을 필요로 할 것이다. 무슨 일이든 지금 여기 당신 앞에 있는 이 사람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지금 여기 이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심리치료의 핵심이다.

# 치료사는 내담자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의 삶의 질에 관심을 가진다. 예를 들어 치료사는 일반적으로 내담자가 남편과 계속 살 것인가 아니면 헤어질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치료사는 함께 살 경우 그녀가 남편과 같이 얼마나 잘 살 수 있는지, 헤어질 경우 혼자서도 얼마나 잘 살아갈 수 있는지에 관하여 관심을 갖는 것이다. 선을 통한 심리치료는 특정한 선택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깨어 있는 마음으로 시작된다.

# 명상은 마음을 닦는 방법으로 수천 년 동안 사용되어 왔다. 그것은 가장 오래된 심리치료법 가운데 하나다.

불교 심리학

# 불교 심리학의 핵심은 마음의 조건화 작용에 대한 분석이다. 모든 일상적인 정신상태는 조건에 의해 좌우된다. 조건이 변하면 마음 상태도 변한다. 조건 지어진 존재를 자기와 동일시하는 것에서 결코 만족을 얻지 못하므로 그 자체가 고인 것이다. 왜냐하면 조건 지어진 존재는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므로 그 안에서는 의지할 수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힘에 의하여 지배받고 있으며 그 힘의 영향권 내에서 쳇바퀴 돌 듯이 살아가고 있다. 진정한 만족은 마음의 조건화 작용이 구속하고 있는 것을 깨뜨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의하여 좌우된다.

# 무조건적인 존중, 공감 그리고 일체감이라는 용어는 서양 심리치료에서 도입된 것이다. 불교 심리학에서는 무탐심, 무진심, 무치심이라는 용어가 여러 학자에 의하여 다양하게 번역되고 있으나, 이 책에서는 각각 자비, 사랑, 지혜로 부르기로 한다.

# 불교는 나를 만드는 데 집착하는 것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편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방편은 일반적으로 자기에 대한 집착에서 멀리 우리를 떼어 놓기 위한 마음의 대상을 설정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을 통일된 하나가 아니라 하나의 집합체로서 보는 명상, 육신을 분해하는 명상, 우주와 하나 되는 명상 그리고 대상을 보살피는 명상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명상법이 있다. 이 모든 수행법은 마음 상태가 대상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명상은 온전한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온전한 대상은 맑고 기쁜 마음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며, 번뇌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어떤 것이다.

# 치료는 사람들이 서로 도와줄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내담자가 치료사를 찾아오는 이유는 자신이 삶의 변화를 원하는 반면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치료사는 내담자가 원하는 삶의 변화를 스스로 추구해 갈 수 있을 때까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치료사는 결코 쉽사리 물러서지 않는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내담자를 포기하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치료사는 자신의 보살핌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될 때에는 내담자를 더 이상 붙잡아 두지도 않는다. 치료사는 어떤 기대도 하지 않고 단지 내담자에게 지원을 제공할 뿐이다.

# 매일매일의 선수행은 몸과 말과 마음의 모든 습관을 변화시킴으로써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모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 업 이론은 우리가 착하다면 더 행복한 삶을 살 것이라고 본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착한 삶을 산다는 것 자체가 곧 치료일 수 있다. 그러므로 착하냐 나쁘냐의 문제는 치료와 무관한 일이 아니라 치료에서 아주 핵심적인 문제인 것이다. 만약 내담자가 어떻게 자신이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지를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사실은 자신을 힘들게 하기 위해 문제를 쌓아 가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선은 우리 각자가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의지하고 있다. 이는 모든 인간이 깨달음과 건설적인 존재관계를 이룰 수 있는 광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은 자신의 삶을 낭비할 수도 있고, 본래 갖추고 있는 내면의 불성을 일깨우는 데 공헌할 수도 있다. 우리는 단순히 내담자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또한 내담자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 즉 그들 삶의 위대한 잠재력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선은 우리의 마음을 넓히는 수행이다. 선은 자아실현을 넘어서 있다. 선은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단순히 각 개인의 잠재력뿐 아니라 집단, 공동체, 인류, 지구 생물권 그리고 우주 전체의 잠재력을 완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선치료의 길

# 심리치료사는 기술적인 면보다는 인격을 형성하는 오랜 견습 과정을 거친 뒤에야 만들어진다. 숙련된 치료사는 자신의 작업에 대하여 완전히 몰입하지만,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오히려 결과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한다. 이처럼 심리치료의 길은 선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 보살은 부처가 되는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다. 보살이란 세상을 위한 심리치료사인 것이다. 관음은 고통 받는 사람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나 그에게 다가가는 사람들을 진실로 도울 수 있을 뿐이다. 같은 방식으로 심리치료사로서 우리는 내담자의 내면에서 더욱 밝고 자비로운 삶에 다가가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음보살은 모든 존재에 대해서 무한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모든 사람에게 어진 어머니와 같다. 그러므로 선의 마음 또한 부모의 마음이라 불리는 것이다.

# 신성한 치료 작업이란 무엇보다도 치료사 자신의 걱정거리를 버리는 것과 더불어 시작되어야 한다. 선은 치료사라는 역할을 비우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최고의 심리치료란 완전히 비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비울 것인가? 나라는 에고를 비우는 것이다. 비우는 것, 즉 공이란 치료사가 내담자라는 다른 사람을 위하여 전적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심리치료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내담자 또한 비워지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의 에고에 걸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다. 내담자의 에고는 자신의 삶을 방해하며, 치료사의 에고는 치료를 방해한다.

# 사랑은 인내다. 사랑은 또한 실천과 방편을 내재하고 있다. 심리치료사가 조각, 예술치료, 사이코드라마, 엔카운터 그룹, 행동 프로그램, 교류분석, 재구성, 최면, 명상 등의 방법을 안다면 이익이 될 것이다. 심리치료사가 어떤 방법이든 모두 쓰일 수 있도록 엮어 냄으로써 각각의 상황에 적합한 방편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상상력과 내적 자유가 필요하다.

# 심리치료의 첫 번째 규칙은 비밀보장이다. 심리치료는 특별한 장소를 마련하여 마술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는 비법의 전통에 속해 있다. 이 용광로 속에서 자비, 사랑, 이해심이 돋아나는 것이다. 심리치료사의 지혜는 비밀스러운 현실에 얼마나 진실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이것을 잘해 나가는 것이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비로움을 재발견하게 하고 그것을 다시 소중히 여기도록 한다. 사랑은 이 비밀스러운 일을 함께할 때 확인되는 것이다. 내담자의 숨겨진 상처가 진심을 열게 하는 열쇠다.

# 현대사회에서 공동체는 많은 경우 가족 단위로 한정되어 있다. 심지어 가족 단위조차도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최소한의 규모로 축소되고 불안정하게 되어 버렸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전례가 없을 정도의 가정 붕괴를 목격하고 있으며, 이것은 심리치료사에게 일거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공동체를 사회로 대체한 것에 대한 정신적 비용은 스트레스다. 공동체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인 친구, 친척과 지인에 둘러싸여 있다. 사회에서는 낯선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다.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낯선 사람 때문에 놀라게 된다. 현대사회에서 공동체가 피폐해지면서 그 대신 심리치료가 등장하였다.

#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모든 생명뿐 아니라 생명이 없는 세계까지도 우리와 하나임을 깨닫는 것이다. 조류가 흐르는 바다, 생명을 먹이는 대기와 지구의 마당인 대륙은 모두 그 자신의 생명력으로 약동하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문명인으로서 우리가 가진 불안감은 크게 자연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스스로 거리를 두는 우리의 능력에 원인이 있다. 진정한 심리치료는 개별적인 인간뿐만 아니라 온 지구가 어떻게 치료될 것인가 하는 비전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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