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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낳은 후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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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낳은 후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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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448g | 150*220*20mm
ISBN13 9788934926689
ISBN10 8934926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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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윤씨는 아들을 하나 더 낳을 정도로 성종과의 관계가 다시 좋아지는 듯했다. 그러나 윤씨의 생일을 맞아 성종이 성대한 잔치를 베풀자 시어머니 소혜왕후는 윤씨가 아직 근신해야 한다며 잔치자리에서 성종을 불러냈다. 더구나 성종이 자신의 생일날 후궁의 처소로 들자 화가 난 윤씨는 용안을 할퀴고 말았다. 이 사실이 대비전에 알려지자 소혜왕후는 더 이상 윤씨를 가만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왕비가 되어 아들까지 낳았으니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었으나 윤씨가 원한 것은 성종의 사랑이었다. 그러나 성종은 재임기간 동안 정비 세 명과 후궁 열 명을 두었고 그 자손만도 16남 12녀로, 여색을 즐겼던 왕이다. 성종의 여벽은 죄가 될 수 없으나 윤씨의 질투는 죄가 되는 시대였다. 결국 그녀는 왕비에 오른 지 3년 만에 폐비가 되어 궁궐에서 쫓겨나고 다시 3년 후에는 사약을 마셔야 했다. --- p.51

염문이 많았던 성종과 숙종 그리고 사약을 받은 폐비 윤씨와 장희빈은 상황이 유사하지만, 사실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복수의 대상과 주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폐비 윤씨는 자신에게 사약을 내린 성종을 원망하기보다는 다른 두 후궁 엄씨와 정씨를 저주했다. 반면 장희빈은 그 책임을 숙종에게 물었다. 그리고 죽기 직전 자신의 아들을 성불구자로 만든 것은 숙종과 왕실에 대한 복수이자 부계 중심의 가부장 사회에 대한 복수이기도 했다.
또한 폐비 윤씨의 경우 자신을 왕이 가는 길목에 묻어 달라 하여 결과적으로 아들에게 복수를 의존한 반면 장희빈은 훨씬 독립적이다. 자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복수와 원망도 스스로 해결하고 가겠다는 듯이 아들에게 자신의 명예회복을 기대하지 않았다. 아들을 불구로 만드는 순간 모자관계도 끝이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자신이 억울하게 죽는 마당에 아들이 왕통을 잇게 놔둘 수 없다는 뜻이다. --- p.120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은 너무나 유명하다. 그러나 그 죽음을 부모가 나서서 주도했다는 사실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세자를 죽이라는 ‘대처분’을 요청한 사람은 세자의 생모인 영빈 이씨였으며 명령을 내린 사람은 친아버지 영조였다. 더구나 뒤주형이라는 전대미문의 흉측한 형벌을 제의한 사람은 세자의 장인 홍봉한이었고, 세자빈 혜경궁 홍씨 역시 노론 세력인 친정의 편에서 사도세자의 죽음을 방조했다고 하니, 사도세자의 죽음은 가족들이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친족 살인사건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영조와 영빈 이씨가 세자의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만큼 복잡한 정치적 문제는 무엇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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