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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의 북한탈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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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의 북한탈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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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34g | 153*224*20mm
ISBN13 9788997150168
ISBN10 8997150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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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병관
1942년 11월 전라북도 부안에서 출생하여 1943년 부모의 등에 업혀 북으로 갔다. 1945년 8월 조국 광복을 평안북도에서 맞고 2003년 10월부터 탈출을 시도하여 2005년 1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북한 탈출 과정에서 받았던 보위부의 고문후유증으로 병원생활을 하고 2008년부터 소설 창작을 시작하여 2012년 4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의 이야기로 『전우의 딸』을 발표하고 이번에 소설 『다섯 번만의 북한 탈출』(상·하)을 발표하게 되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1980년 5월 광주를 비롯한 전라남도에서 북한 공작원들의 선동으로 시민?청년?학생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하자, 김정일은 대남담당비서 김중린과 인민군정찰국장 장성호에게 지시해 대남사업부 직속부대인 1321특수부대(신천복수부대), 534특수부대(함경남도 덕성), 848특수부대(함경남도 리원), 저격부대(특수부대) 등에서 인원들을 선발했다. (중략)
특수부대원들에게 남한 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그 씨다구까지 죽여야 하는 대상이었다. 그들은 카빈총으로 무장하고 시민군 차림으로 광주로 진입했다. 파출소들을 습격해 시민과 청년들에게 무기들을 나누어주면서 국군에 의해 사람들이 죽어간다고 소문을 냈고, 시내 중심가에서는 다른 특수부대들이 국군 차림으로 그들을 무차별 사격하여 시민들의 분노를 증폭시켰다. 국군으로 위장한 특수부대원들의 목적은 시위자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것이었다. 반면 시민군으로 위장한 특수부대원들은 국군을 향해 총을 쏘면서 시민들과 학생들이 보지 않을 때에는 뒤에서 그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며 옆으로 빠지는 빨치산식으로 활동했다. 특히 국군으로 변복한 특수부대원들은 청년?학생들과 시민들이 있는 곳들을 골라가면서 무차별 사격을 했고, 가까이 있으면 닥치는 대로 총창으로 찔렀다. 말 그대로 살육전이었다. 그들에게는 시민, 학생, 국군 상관없이 보이는 이들 모두가 철천지원수였다. 남한 놈들끼리 서로 죽이면서 들고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으니 닥치는 대로 많이 죽이면 그뿐이었다. 광주에서 일어난 시위가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로 확산되면 인민군 교도국(특전사)의 6개 여단, 848특수부대의 4개 여단, 534특수부대, 1321특수부대들이 비상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중이었다. (중략)
남한의 전 지역으로 무장봉기를 확산시키려던 것이 실패하긴 했지만, 김일성은 자신이 지시하고 김정일이 조직한 일을 남한 국군의 만행으로 국제사회에 공개할 수 있었다. 광주사건은 정세가 어수선한 사회에서는 민주화선동에 군중들이 쉽게 들뜨며 폭등한다는 것을 이용, 내부갈등을 조장하면 전면전 없이 소수의 무력침투만으로 남한사회를 적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일이었다. 이는 김일성의 심리작전의 성과였다. 김정일은 광주사건 참가자들 중에서 대대장 이봉원과 장중한 등을 비롯한 62명에게 영웅칭호와 일당백상을 내렸고, 돌아오지 못한 그들의 자식들은 혁명의 대를 잇게 해야 한다면서 강반석(김일성의 어머니)혁명학원에 입학시켰다.
--- pp.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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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의 나이에 노동당원이 되었던 철도원 영웅 출신이 밝히는 충격적인 북한 실상
저자 김병관의 분신이기도 한 소설『다섯 번의 북한 탈출』의 주인공은 만석호이다. 그는 북한에서 출신 성분이 썩 좋지 않은 남쪽 출신이라는 약점을 이겨내고 국가 기간사업인 철도원으로 근무할 정도로 아주 근면, 성실한 사람이다. 석호가 철도 사업일군으로 근무할 당시는 철도 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날 때였다. 그 와중에 그가 일으킨 ‘애국운동’ 때문에 그의 직장에서는 처음으로 ‘300일 무사고’에 이르게 되었으며 전국 철도의 핵심운동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그런 영웅적 행동으로 약관의 나이에 상관으로부터 ‘노동당 입당’ 추천을 받았다. 석호는 상사는 물론 동료나 부하직원들에게까지 신망이 두터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석호가 철도 사업을 퇴직한 이후 김일성 사망과 김정일 독재로 이어진 북한의 정치상황에 경제사정은 더욱더 피폐해졌다. 1998년 12월에 큰아들에 이어 1999년 6월에는 작은딸도 영양실조로 인한 지병으로 잃었고, 4개월 뒤에는 청년돌격대로 떠났던 둘째아들도 건설장 사고로 사망했다. 그런 차에 3년 전 두만강을 넘어 만주 조선족 인삼밭에서 일하며 돈을 번 큰딸이 잠시 집을 들러 생계에 지장이 없을 만한 돈을 주고 갔다. 그러나 불행은 그를 또다시 찾아왔다. 2003년 7월에 부인마저도 지병에 영양실조가 겹쳐 저세상으로 떠나갔다. 이제 석호 곁에 남은 사람은 큰딸의 6살 먹은 아들과 작은딸의 5살짜리 딸뿐이었다.

손자손녀와 남게 된 석호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린 북녘 땅에 더 이상 살 이유가 없어졌다. 게다가 중국에서 돈을 벌던 큰딸은 남한으로 들어가서 북에 남은 석호에게 손자손녀를 데리고 북한을 벗어나 남한으로 오라는 연락을 자주 해왔다. 중국 내 브로커를 고용하여 남한으로 향하는 탈출 경로를 잡아주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북한 탈출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두만강을 건너 중국의 용정, 훈춘, 장춘, 대련, 연태를 지나 내몽골의 모래바다에서 중국 만주리구류장과 투먼구류장을 거쳐 다시 북한 보위부구류장까지 송환되었을 정도로 네 차례 시도한 북한 탈출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그 험난한 길에서 큰딸의 아들인 손자를 잃어버린 아픔을 겪었으며 북한거지라는 소리도 들어야 했고 중국 불량배들에게 무참하게 긁히고 찢겨진 처녀의 가슴팍도 눈물 흘리며 보아야 했다. 중국 군인들의 무자비한 폭행도 온몸으로 받아야 했고 이름 없는 어린 영령들을 눈물을 흘리며 국경의 모래바다에 묻어야 했다. 만주리 경찰관의 난폭한 폭행도 참아야 했고 중국 여경의 폭행에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동포여인의 처절한 모습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석호는 북한 보위부구류장에서 네 차례 탈출 시도를 의미하는 죽을 ‘사(死)’가 그려진 판자를 가슴에 달고 몽둥이찜질을 받으면서 재판도 없이 사형선고까지 받아야만 하였다. 그리고 다섯 번째 탈출이자, 생의 마지막 시도라는 각오로 손녀와 떠난 탈출길 또한 멀고 험했다. 중국의 개산툰에서 훈춘, 연길, 동경성, 녕안, 하얼빈, 청두를 지나 중국 남부의 산야를 거쳐 베트남 국경의 강을 건너 하노이에서 호치민으로, 캄캄한 밤, 무연한 진펄에 엎어지면서도 뛰어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서야 비로소 프놈펜에 도착한 후 결국 대한민국 서울에 도착하여 길고 긴 동토(凍土)를 벗어나는 대장정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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