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다시 한 번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그 느낌을 애써 떨쳐 버리려고 사사라는 서둘러 다음으로 할 말을 찾았다. “마을의 역사 자료나 사진이 전시되어 있대. 아, 내 친구 레이가 그러는데 우리 학교 졸업생이 미래 도시의 모형 제작하는 것을 도왔다고 들어서……. 그것도 보고 싶어.” “그러고 보니 지역 부흥을 위한 비전에 대한 행사를 하고 있었지? 지역의 역사를 주제로 정하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네.” 소지는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셔터가 내려진 빈 점포가 눈에 띄게 늘어선 거리로 조용히 시선을 던졌다. 그러고 나서 이내 입을 다물어 버렸다. 사사라가 사는 오리시오 시는 동쪽이 태평양으로 둘러싸여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항구도시다. 전쟁 이후는 어업과 해운업의 발전으로 급격하게 성장해서 한 때는 국내에서도 알아주는 관광지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버블 경제 붕괴가 일어난 후에 기세가 기울기 시작하더니 도심 시가지에서는 점점 활기가 사라져 갔단다. 애주가인 아빠가 집으로 회사 사람들을 초대해서 자주 그런 화제를 입에 올렸기 때문에 어느샌가 그런 이야기를 기억하게 되었다. 사사라가 태어난 시기는 댐 건설이 시작되고 지역 과소화에 의한 마을의 합병이 이루어진 후였다. 그래서 어른들이 말하는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소리가 들리는 항구의 번화스러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지역구 안에서 오리시오 시는 내륙 쪽에 위치해 있다. 관광이 중심인 곳은 역시 외국 문화를 빨리 받아들인 항구 주변에 밀집해 있어서 이런 외곽 지역에는 시설이 있어 봤자 온천 호텔 정도가 늘어서 있는 정도였다. 수년 전에는 지역 내 아동 수의 감소로 인하여 엄마가 다녔던 옆 마을의 초등학교가 아쉽게도 폐교가 되었다. 이대로 간다면 마을은 그저 황량해질 뿐이라 재작년부터 마을 자치회 사람들이 「지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자」라는 표어를 내걸고 오리시오 시와 관련된 이벤트를 여러 차례 진행하고 있었다. 지금 사사라가 숙제의 자료 수집을 위해 가려고 하는 박물관의 행사도 그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