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고 있습니다. 친구랑 노는 것처럼 재미있고, 생각이 자라는 데 도움을 주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와글와글 할 말 많은 세계사 2》, 《사회랑 놀자-욕심쟁이 영감이 웬일이래》, 《인물로 읽는 한국사-근현대》, 《코칭 동화-이것은 무엇일까요?》,《떴다! 지식탐험대-민속》, 《떴다! 지식탐험대-인성》 등이 있습니다.
그림 : 박연옥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습니다. 신 나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린 그림이 책을 읽는 모든 아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대표작으로는 《글쓰기 대소동》, 《영어 1등 도전학교》, 《산소가 뚝!》, 《햄버거가 뚝!》, 《아홉 살 선생님》, 《책 괴물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나뿐이야》 등이 있습니다.
엄마는 수학 시험지를 내 코앞에 들이대고 흔들었다. 팔랑팔랑 바람이 일었다. 시험지에 쓰인 30점의 숫자 '3'이 눈앞에서 어른거리며 '8'로 보였다. 저게 진짜 8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p.13
수학 문제집을 푸는 일로 내 금쪽같은 하루가 몽땅 지나가다니…. 지금까지 야광별을 보며 떠올렸던 날들 가운데 이렇게 지루한 날은 없었다. 수학 문제집을 20쪽이나 풀어야 놀 수 있다면, 내일 뭘 하고 놀지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다. 왜냐고? 놀지 못할 게 뻔하니까! --- p.17
할아버지가 쪽지를 붙인 게 날 가르치기 귀찮아서가 아니라, 수학이 무엇인지 알려 주기 위해서였다니…. 그렇다 해도 거북 할아버지의 첫 수업은 생각할수록 이상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수학 수업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지금부터 신 나게 놀 수 있으니까 말이다. --- p.41
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뭔가 허전했다. 하긴 돈을 다 써서 호주머니가 텅텅 비었으니, 허전하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겠지. "앗! 호주머니!" 바로 그때 난 기분이 허전한 진짜 이유를 깨달았다. 거북 할아버지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야, 박민준, 너 어디 가." 진호가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허겁지겁 수돗가 근처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