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개념-뿌리들 1

개념-뿌리들 1

: 이정우 강의록 철학의 문을 열다

이정우 | 산해 | 2008년 04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정가
20,000
판매가
18,0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 개정판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32g | 153*224*30mm
ISBN13 9788989769727
ISBN10 898976972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는 원리, 원인을 비롯해 많은 철학적 어휘들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용되는 각각의 말들이 수천 년의 세월 동안 철학적 거장들에 의해 단련(鍛鍊)되어 온 말들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강의 처음에 이야기했듯이 ‘전문 용어들’의 경우는 차라리 문제가 덜합니다. 문제는 일상적으로도 많이 쓰이면서도 그 안에 수천 년의 철학사를 담고 있는 그런 개념들입니다. 그런 개념들 중에서 이번 시간에는 원리 개념과 원인 개념, 이 둘을 살펴봤습니다. 충분한 논의는 할 수 없었지만, 지금까지의 논의만 가지고서도 ‘개념사’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철학 공부, 나아가 인문학 공부는 이렇게 담론사(談論史)를 개념사의 수준에서 이해하는 작업을 기초로 합니다. 이런 기초가 되어야만 텍스트들을 정확히 읽을 수 있고, 정확히 사유할 수 있고, 또 정확히 글 쓸 수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 모든 개념들을 살펴볼 수는 없고 그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개념들만 살펴볼 것이지만, 앞으로 여러분들은 이런 식의 기초를 탄탄히 쌓음으로써 책 읽기, 사유하기, 글 쓰기의 토대를 놓으시기 바랍니다.---p.75~76

현대로 올수록 필연이라는 말은 자주 사용되는 데 비해 운명이라는 말은 잘 사용되지 않죠. 운명이라는 말은 소설이나 영화 간은 경우에는 사용되지만 학문적인 맥락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론적인 맥락에서 ‘운명’이라고 하면 좀 촌스러운 느낌이 들죠? 왜 그런가? 과학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과거에 우리가 우연이나 운명으로 알고 있던 것들이 어떤 복잡한 메커니즘의 결과라는 것이 밝혀지곤 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필연이라는 개념은 점점 강화되고 우연이나 운명은 더 약화된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몰랐던 인과 메커니즘의 발견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인간의 감정의 경우, 어떤 사람이 사랑에 빠졌다고 하면 과거에는 “아! 이것은 내 운명이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자연과학적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그것도 일종의 ‘호르몬 작용’으로 생각한 뿐이죠. 운명이라는 말은 사랑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호르몬 작용이라는 말은 사랑의 생리학적 인과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춥니다. 사물을 보는 방식이 전혀 다른 것이죠.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은 한 사물/사건의 인과 메커니즘과 의미·가치를 동시에 인식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필연과 우연·운명·우발은 얼핏 보기만큼 대립적이지 않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주가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는 것, 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반드시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필연인 동시에 우연/우발성이죠. 그리고 우리가 바로 그런 우주에서 태어나 그런 법칙의 지배를 받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또한 운명입니다. 이렇게 보면 스토아 학파의 ‘fatum’은 필연이자 우연=우발이자 또 운명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런 필연에 저항하고 자유를 찾죠. 그러나 우리가 찾는 자유가 실제 자유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필연을 벗어날 수 없는가? 아니면(자유라는 것이 있다면)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 이런 문제가 제기됩니다.---p.158~159

‘인식’이라든가 ‘진리’ 같은 개념은 학문적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개념들이죠. 철학의 기초적인 개념들에 속합니다. 그런데 인식과 진리에 관해 사유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인식론(認識論)’이라는 분야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분야인가 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우선 “어떤 것이 인식인가” 또는 “어떤 것이 진리인가”라는 문제와 “인식이란 무엇인가”,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전혀 다른 종류의 질문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인식론에서 논하는 인식과 진리의 문제는 예컨대 사람들이 때로 묻듯이 불교가 참된 인식/진리인가 기독교가 참된 인식/진리인가 식의 물음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물을 때, 바로 그때 그 ‘인식’이니 ‘진리’니, ‘참’이니 하는 개념들이 정확히 무슨 뜻이냐를 탐구하는 것입니다. 즉 인식론적 물음은 어떤 대상에 대한 직접적 물음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물음에 대한 물음입니다. 이런 성격을 ‘메타적’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즉 인식론은 ‘1 + 1’이 2인가, 아니면 3인가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그것은 수학에 속하죠), ‘1 + 1 = 2’를 “맞다”고 할 때, ‘1 + 1 = 3’을 “틀렸다”고 할 때, 그 “맞다”, “틀렸다”는 말의 뜻이 무엇이냐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지구가 태양을 어떤 법칙에 따라 도느냐 하는 것은 물리학의 문제이지만, ‘법칙’이라는 것이 과연 세계를 객관적으로 포착해 줄까 라는 물음은 메타적=인식론적 물음입니다. 또 수요-공급 곡선을 그려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경제학의 문제이지만, 사회 현상들이 과연 수학적으로 온전히 표시될 수 있을까? 하고 묻는 것은 메타적=인식론적 문제인 것이죠. 인식론적=메타적 물음이 어떤 성격을 가진 물음인지 아시겠죠? 인식론이라는 담론은 기본적으로 메타적인 성격을 띠는 담론인 것입니다.
---p.339~340

관련자료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의 말:이미지와 개념
한국 사회는 1990년대를 거치면서 이른바 후기자본주의 사회, ‘포스트모던’ 사회로 접어들었다. 해방 이후 전개되던 산업자본주의 사회, 군정(軍政) 사회가 물러가고 여러 낯선 현상들이 우리 삶을 채우기 시작했다. 중견세대는 이제 이런 낯섦이 어느 정도 익숙함으로 화한 시대를 살고 있고, 젊은 세대는 처음부터 그런 환경 속에서 성장해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변화와 더불어 두드러지게 나타난 담론적/문화적 현상은 이미지의 범람과 개념의 연성화(軟性化)일 것이다. 모든 표현들이 이미지들로 나타나게 되었고, 우리의 의식만이 아니라 감성과 무의식까지도 이미지로 가득 채워지기에 이르렀다.

이미지는 강렬하지만 즉물적이다. 그것은 우리의 감성을 직접적으로 자극해 쾌감을 주지만 사물을 늘 즉물적으로 느끼게 할 뿐 차분히 사유하도록 만들지는 못한다.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는 곧 개념이 죽은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를 천천히 그리고 깊이 사유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개념이다. 그러나 오늘날 개념은 황폐화되고 오로지 이미지만이 현란하게 춤추고 있다.

인터넷 공간은 이런 변화를 가장 실감나게 보여 준다. 거기에서 우리는 다양한 기술적 요령들, 요란한 이미지들, 복잡한 장치들을 보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탄탄하게 다듬어진 개념과 사유는 발견할 수 없다.

일본의 한 애니메이션에 대해 글 써야 할 일이 있어 인터넷 공간을 돌아다닌 적이 있다. 한국에 그 애니메이션에 관한 사이트가 제법 많았다. 홈페이지도 잘 꾸며 놓았고, 음악도 나오고, 이미지도 오락가락하고, 다들 기술적인 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러나 거기에 글은 거의 없었다. 있다고 해 봐야 그저 A4 반 장 정도였고, 그나마 몇 편의 똑같은 글이 계속 여기저기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그 짧은 글의 내용이라고 해 봤자 그저 몇 가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일 뿐. 이 황폐한 풍경만큼 오늘날 한국 사회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달리 있을까.

외국 사이트들을 들어가 봤다. 이미지는 단출하다. 음악도 나오지 않는다. 색도 대개 간단하다. 그러나 거기에는 풍부한 텍스트들이 있었다. 어떤 사이트의 글들은 A4 20매 전후가 되는, 그야말로 한 편의 ‘논문’이라 해도 좋을 만한 글들도 적지 않았다. 한국 사이트들과 너무나도 대조되는 이 장면에서 너무 씁쓸해 오랫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염불보다 잿밥”이라는 말보다 한국 사회를 더 단적으로 보여 주는 말이 어디 있을까. 본질적인 것,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 순수한 열정을 필요로 하는 것은 뒷전이고 온통 돈이 되는 것, 빨리 되는 것, 얄팍한 감성으로 해결되는 것, “끼”로 감당되는 것, 이런 것들만이 사회를 뒤흔들면서 돌아다닌다.

한국인들은 유목적 기질이 있어 현대 사회에 잘 맞는다는 둥, 인터넷이야말로 한국인들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둥, 한국인들은 “끼”가 있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둥, 이런 식의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기초가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아무리 시대의 분위기를 타고 간다 한들 무엇이 나올 것이며, 또 나온다 한들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상품문화에 적응한 것 이상의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범람하는 이미지들은 단 한순간도 우리를 놔두지 않는다. 빌딩 위에도 동영상이 어지러이 돌아가고, 지하철에도 온갖 형태의 거대한 이미지들이 우리를 둘러싼다. 이 범람하는 이미지들이야말로, 그리고 그 이미지들에 끼어 있는 “말”과 “글”만큼 지금 우리의 삶을 단적으로 표상해 주고 있는 것들이 있는가.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개념과 사유이다. 넘쳐나는 이미지들과 그 속에 숨어 사람들을 조종하는 음험한 이데올로기들을 개념으로 파헤치는 것, 그러한 사유의 노동을 통해서 제국주의 ·파시즘과 싸우면서 민주주의를 쟁취해 온 우리의 역사의식을 되찾는 것, 그래서 돈과 보수주의만이 판을 치는 오늘날의 암담한 풍랑을 헤쳐 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념에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뿌리가 되는 개념들이야말로 중요하다. 일상의 언어이면서도 동시에 철학적으로 중요한 개념들을 그 역사적 연원과 철학적 구조에 입각해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몰락을 경험하면서 “용기란 무엇인가”, “지혜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물음을 던졌다. 소은 박홍규가 지적했듯이, 이 물음들은 삶의 막다른 골목, 그리스 인들이 ‘아포리아’라고 불렀던 지경에 처해 던질 수밖에 없었던 근본 물음들이다. 오늘날 우리도 물어야 한다. “진보란 무엇인가?”, “대중이란 무엇인가?”, “욕망이란 무엇인가?”, “자본이란 무엇인가?”, ……등의 물음들을.

이 저작은 내가 철학아카데미에서 시민강좌를 열면서 행한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부는 존재론적 개념들을, 2부는 윤리학적 개념들을 다루었다. 이 저작의 내용은 대체적으로 철학의 고전을 배경으로 행한 강의를 담고 있거니와, 기회가 된다면 우리 시대에 좀더 밀착해 있는 개념-뿌리들도 다룰 생각이다.
이 기회에 다시 읽어보니 편집이 너무 허술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내용상의 큰 변화는 없지만, 이번에 전반적으로 다듬어서 읽기 편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의식’이 있는 민주화 세대가, 그리고 아직은 현실에 기입되고 싶어 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2008년 봄, 逍雲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