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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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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웃 = □

남상순 글 / 서영경 그림 | 사계절 | 2010년 08월 1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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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8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292g | 153*225*20mm
ISBN13 9788958285038
ISBN10 8958285036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확인 중
인증번호 : -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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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남상순
1963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동덕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산 너머 기적 소리가」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흰 뱀을 찾아서』로 제17회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이웃집 영환이』, 『나는 아버지의 친척』, 『나비는 어떻게 앉는가』, 『우체부가 없는 사진』, 『동백나무에 대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들』 등이 있다.
그림 : 서영경
대학에서 조형 예술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만난 책으로 『잘못 뽑은 반장』, 『책 속으로 들어간 공룡』, 『괜찮아 괜찮아 슬퍼도 괜찮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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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훅은 뭐가 좋아 아빠 같은 남자랑 결혼했을까. 더구나 나 같은 혹까지 달린……. 하긴 뭐 우훅도 별 볼일 없는 여자이긴 마찬가지다. 번역을 한답시고 일요일도 모른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끼니때가 되면 겨우 일어나 허리 살을 다 드러낸 채 “아갸갸갸갸” 목청을 돋우며 기지개를 켠다. 머리는 부스스하고, 텔레비전은 절대 보지 않으며, 좋아하는 거라곤 커피밖에 없다. 몸은 또 왜 그렇게 뚱뚱해져 가는지. 우훅이 아무 옷이나 걸치고 동네를 돌아다닐 때는 창피해 죽을 것만 같다. 취미는 완전 딴판이지만 아빠랑은 그럭저럭 지낸다. 설마 이런 걸 두고 천생연분이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그건 정말 공포의 천생연분이다. --- p. 21

하지만 자신을 낳자마자 외국으로 떠난 친엄마에 대한 상처 때문에 우훅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아빠의 바람과는 달리 이진이는 우훅을 엄마라고 부를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건 우훅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훅의 입장에선 엄마라는 말이 낯간지럽기만 하다.

“난 엄마라고 안 할 거야, 절대로.”
그러자 아빠가 “이진아!” 하고 호통을 쳤다. 나는 찔끔 수그러들었지만 겉으로 내색은 안 하고 당당하게 밥을 먹었다. 우훅이 잽싸게 끼어든 건 그때였다.
“나도 싫어, 엄마라고 불리는 건.”
볼이 미어져라 밥을 물고 있던 나는 동작을 멈추고는 우훅을 쳐다보았다. 아빠도 당황한 것 같았다. 내 입에서 밥풀이 흘러내렸다.
“엄마라니, 호호호호.”
우훅은 젓가락으로 식탁을 탁 치면서 “푹 삶은 늙은 호박이 생각난다, 얘.”라면서 다시 한 번 호호호호 웃었다. 뭐랄까, 괴상하고 좀 무서운 웃음소리였다. --- p. 31

대신 우훅은 종이에다 ‘특별한 이웃 = □’라고 적은 뒤 네모 안에 친구라는 단어를 써넣는다. 그리고 나중에라도 더 괜찮은 단어가 생각나면 언제든 말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이진은 그것이 머지않아 엄마라 부르게 하기 위한 계략이라고 여긴다.

한편 이진이한테는 엄지라는 단짝 친구가 있다. 엄지는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소위 ‘엄친딸’이지만, 똑똑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궁지에 몰리면 적당히 둘러대어 위기를 모면하는 우유부단한 성격을 지녔다.
어느 날 이진이는 난데없이 엄지 엄마의 호출을 받는다. 엄지 엄마는 이진이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엄지와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으면 함께 교회에 다니라고 말한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엄지 엄마의 말을 이진이가 들을 리 없다. 하지만 그 일이 있은 뒤 엄지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진다. 결국 엄지의 모함에 이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는 신세가 된다.
우훅은 그 일로 힘들어 하는 이진이의 고민을 엄마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들어주고, 자신의 의견도 조심스레 얘기한다. 하지만 선택만큼은 이진이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진이는 그런 우훅을 향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앞으로 이 애들과 계속 부딪칠 텐데 자신 있어?”
“자신은 없지만 뭐 저를 죽이기야 하겠어요?”
“하나도 겁 안 난다는 뜻?”
“겁은 나지만 어떻게 해요. 학교를 안 다닐 순 없잖아요.”
그러자 우훅은 “넌 정말 멋진 아이구나.” 하는 거였다. 빈말 같지는 않았다. 이런 말도 덧붙였다.
“난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런데 너는 나보다 더 괜찮은 어른이 될 것 같아.”
나는 킥킥 몰래 웃었다. 그거야 커 봐야 아는 거지. 좀 아부조의 말이긴 하지만 뭐 나름대로 귀여웠다. 뚱뚱한 아줌마도 가끔 귀여울 때가 있다. --- p. 117

그러던 어느 날, 엄지가 저학년 아이들의 돈을 뺏고 다닌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진다. 결국 소문은 사실로 밝혀지고, 엄지는 곤경에 처한다. 반 아이들 모두가 그런 엄지에 대해 수군거리지만 이진이는 평소와 다름없이 엄지를 대한다. 이진이에게 ‘관계’란 수직적인 게 아니라 수평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진이는 그런 자신의 생각을 믿고 당당히 행동에 옮긴다. 엄지를 만나 이야기를 들은 다음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 그것은 바로 못 말리는 새엄마 우훅에게서 배운 것이다. 이진이는 현실에서 도망치려고만 하는 엄지에게 질타나 충고가 아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확실히 엄지는 기가 죽어 있었다. 그렇게 예쁜 얼굴을 하고서 말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할머니 말이 백번 옳다. 사람은 애고 어른이고 기가 죽으면 끝이라는. 학교에 처음 들어가고 한동안 집에 오면 할머니는 제일 먼저 내 얼굴부터 살폈다. 표정만 봐도 기가 죽었는지 아닌지 다 안다고 했다.
나는 안 되겠다 싶어서 엄지를 향해 한마디 쏘았다.
“엄지, 파이팅!”
--- p.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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