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북미 브레일스포드 역마을에서 살고 있는 열한 살 소년 스털링 노스는 마을의 절친한 친구 오스카 선더랜드와 함께 숲 속에서 너구리 새끼를 생포한다. 스털링의 가족은 일찍 고인이 된 엄마, 수시로 출장가는 아버지, 프랑스 전선에 나가 있는 허셜 형, 그리고 출가한 테오 누나와 멀리서 대학원을 다니는 제시카 누나이다. 모두가 떠난 스털링의 집엔 스털링과 아버지, 그리고 든든한 개 와우저, 그리고 까마귀 포와 고양이들이 함께 살고 있다. 스털링은 오스카 엄마가 알려 준 대로 밀짚 대를 가지고 눈조차 안 뜬 어린 새끼너구리에게 우유를 먹이며 돌보고, 너구리의 이름을 “라스칼”이라고 짓는다.
스털링과 함께 한 침대를 쓰고 스털링이 소일거리들을 할 때 늘 함께한 라스칼은 점차 통통한 귀염둥이로 자란다. 그리고 스털링과 라스칼은 눈빛만 주고받아도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한눈에 파악해 내고야 마는, 아주 절친한 짝꿍이 된다.
그러나 틈틈이 집안을 돌보는 제시카 누나가 집 안에 라스칼을 들여놓지 말라고 성화를 부리면서 점차 라스칼은 반대 세력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특히나 뭐든 호기심이 있으면 두 손으로 만지고 건드리는 그 습성과 달콤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달려들어 먹어대는 식성 때문에 라스칼은 마을 사람들의 언성을 사기도 한다. 마을 사람들의 옥수수밭을 한밤중에 쑥대밭으로 만들어서 급기야 몇몇 사람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스털링 아버지에게 대책안을 강구하라고 윽박지르고, 결국 라스칼을 철장에 가두고 목줄을 달자는 형벌을 내린다. 이 사실에 두려움과 충격을 받은 스털링은 아버지한테 라스칼과 숲 속으로 도망쳐 살겠다고 큰소리를 치는데, 그 말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라스칼과 함께 멋진 가을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2주간에 걸친 아버지와 아들의 숲 속 대장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여행 중에 제물낚시의 대가인 버트 씨를 만나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버트 씨가 준 카누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스털링은 마구 장인에게서 라스칼의 목걸이와 줄을 만들고, 자기 손으로 직접 철장을 짓는다. 그리고 라스칼에게 좀더 자유를 부여해 주기 위해 철장과 헛간 사이에 통로를 만들어 넉넉한 공간을 마련해 준다. 가을 학기가 시작되어 생물 수업 시간에 아이들의 애완동물을 직접 교실로 데리고 와 현장 수업을 하게 되자, 스털링은 라스칼을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소개한다. 라스칼을 직접 보고 너구리 생태에 대해 알게 된 아이들은 한 명씩 돌아가면서 라스칼을 만지는데, 마을의 얼간이 스틸먼이 라스칼에게 고무줄을 팅겨 장난을 친다. 그러자 라스칼이 스틸먼 손을 깨물고, 생물 선생님은 스털링에게 공수병이 있을지도 모르니 보름간 라스칼을 철장에 가두어 놓으라고 타이른다. 스털링은 보름간 라스칼과 함께 철장에서 함께 지낸다. 마침 마을에서는 휴전협정 소문이 나돌고, 스털링은 인간들이 휴전협정을 맺듯 자기도 동물과 휴전협정을 맺겠다고 결심을 한다. 그리고 겨울에 돈벌이로 했던 사향뒤쥐 사냥을 그만두겠다고 다짐한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스털링은 가족과 동물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사기 위해 주말 석간지를 판매하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전쟁 후유증으로 물건값이 상승해서 돈이 턱없이 모자랄 무렵, 마침 허셜 형이 전쟁이 끝났는데도 크리스마스 때 집에 올 수 없다는 편지를 보내오고, 제시카 누나가 스털링 앞으로 용돈을 보내온다. 덕분에 스털링은 카누에 씌울 광목을 살 돈만 마련 못 한 채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아울러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제시카 누나가 집에 온다는 설렘으로 집안을 공들여 장식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제시카 누나가 집에 오고, 스털링과 아버지가 사는 꼴이 내내 못마땅했던 제시카 누나는 집에 가정부를 두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리고 스털링에게 당장 카누를 헛간으로 옮기라고 하자, 스털링은 돈이 없어 광목을 못 사 카누를 헛간에 옮길 수가 없다고 항변한다. 크리스마스에 스털링, 제시카 누나, 아버지 그리고 동물 가족이 모여 훈훈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서로 준비한 선물을 나눠 개봉하는데, 스털링은 자기에게 카누를 씌울 하얀 범포를 선물한 제시카 누나의 속정에 감동하고 만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카누에 범포를 씌워 헛간에 옮기는 데 성공한다.
시간은 어느 덧 봄이 되어 동물들이 제짝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는 짝짓기철이 된다. 이제 장성한 라스칼 역시 한밤중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너구리 암컷 소리에 흥분하며 반응을 보이고, 이것을 주의 깊게 본 스털링은 중대한 일을 실행하기로 작심한다.
어느 날 스털링은 라스칼을 카누에 태워 멀리 멀리 오랫동안 노를 저어 간다. 달빛이 환하게 뜬 밤에 슈피리어 호수 근처에서 스털링은 라스칼을 부르는 암컷 너구리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까지를 기다린다. 그리고 암컷 너구리와 라스칼이 서로 주고받는 울음소리를 듣고는 라스칼에게 선택권을 맡긴다. 결국 라스칼은 암컷 너구리를 따라 가 버리고, 스털링은 아주 멀찍이서 숲 속으로 사라지는 너구리 두 마리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는 노를 저어 집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