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산업 대표.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6년 만에 안정된 틀을 깨고 나와서 맨손으로 모터사이클용 의류 사업을 시작했다. 브라질로 날아가 경비행기를 타고 직접 소 떼를 관찰하며 소가죽을 구매하고, 미국과 유럽의 여러 도시를 발로 뛰어다니며 판매처를 확장했다. 어려움이 닥치면 패러다임을 바꾸며 위기를 극복했다. 그는 기도산업을 모터사이클용 의류 부문 세계시장의 33%를 점하는, 세계 1위의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는 바둑의 세계화를 위해 바둑 NGO라고 할 수 있는 〈바둑포럼〉을 이끌고 2009년부터 독일 함부르크에서 매년 ‘기도컵(KIDO-CUP) 바둑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생각하는 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아울러 패러다임이라고 한다. 패러다임이 바뀌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똑같은 산이라도 산꼭대기에서 보는 것과 산 능선에서 보는 것이 다르다. 또 지층을 연구하는 지질학자가 생각하는 산과 식물학자가 생각하는 산이 다르다. 이처럼 어디서 바라보는지, 어느 쪽을 바라보는지, 어떤 목적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사물은 다르게 보인다. 사물이 달리 보이면 생각이 달라진다. --- p.28
패러다임 전환은 게임을 통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바둑, 체스와 같은 보드게임은 패러다임 전환을 체험하기에 좋은 도구다. 그중에서도 패러다임 전환 능력을 키우기에는 바둑이 최고다. 바둑을 두면 어느 보드게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패러다임을 바꾸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어떤 놀이보다도 반복적으로 패러다임 전환의 위력을 체험할 수 있다. --- p.61
우리가 경험한 수많은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은 패턴을 알았을 때 의미를 지닌다. 아무리 경험이 풍부하고 축적된 데이터가 많아도 패턴을 알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반면에 경험이 부족하고 자료가 미흡해도 패턴을 알면 현실을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그것이 패턴을 알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 p.84
바둑에서는 어떤 패턴이 승리하고 패배하는지, 또 어떤 패턴이 유리하고 불리한지를 따진다. 왜냐하면 패턴이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유력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익숙한 상황이 나타나면 자신이 알고 있는 기본 패턴을 중심으로 대응한다.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상황이 나타나면 기본 패턴을 중심으로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 응용한다. 그 과정에서 패턴 인식과 패턴 창조 연습이 이루어진다. --- p.123
크게 생각할수록 크게 이룬다. 전체를 보아야 무슨 일이 필요하고 어떤 일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전체를 봐야 일의 우선순위를 알 수 있고, 어떤 순서로 일할 것인지 계획할 수 있다. 넓은 시야를 가지면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다. 긴 안목으로 미래를 생각한다.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볼 수 있게 된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사고하면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 p.137
피드백을 통해서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피드백이 주는 평가를 수용하고 제대로 된 교훈을 얻는다면 자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고 미래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을 많이 읽어도 깨닫는 것이 없으면 의미가 없듯이, 많은 경험을 하고도 제대로 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 중요한 것은 피드백에서 어떤 교훈을 얻느냐다.
“고정관념을 버려야 패러다임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책 속의 표현처럼 바둑에서는 고정된 사고로는 최선의 수를 찾아낼 수 없습니다. 지난 알파고와의 대국에서도 알파고는 인간의 사고를 뛰어넘는 참신한 발상을 보여주곤 했는데, 프로기사들조차 기존의 수를 다시 평가해야 할 정도로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같은 장면에서도 최선의 수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둑을 둘 때는 항상 열린 시각으로 수를 읽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지속해서 패러다임을 바꿔야 퇴보하지 않고 실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바둑을 통해 창조와 혁신의 사고를 끊임없이 단련해왔듯이 이 책의 독자들도 바둑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바둑을 통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계발해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이세돌(바둑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