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김은 콜비대학교에서 음악과 동아시아학을,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한국 역사를 공부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정규과정을 통해 문학 번역을 접하고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4년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후 프리랜서 통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다시 고개를 숙인 채 남은 술을 다 마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산을 마치고 호프집 밖으로 빠져나왔다. 잠깐, 호프집 여주인이 걱정되었지만, 별 위험은 없어 보였다. 카드 전표에 사인을 하면서 또 한번 슬쩍 바라본 남자의 얼굴은 왠지 겁을 잔뜩 집어먹은 듯한 표정이었다. 무언가, 어떤 대상을 겁내는 것이 아닌, 아예 그 상태 자체가 표정이 되어버린 듯한 얼굴. 그래서였는지 몰라도 나는 호프집 밖으로 나오는 순간 쉽게 그 남자를 잊었고, 그 남자 발치에 놓여 있던 커다란 여행용 배낭 또한 미처 보지 못했다. 그리고 후에 내가 그 남자의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화를 내게 될 것이라는 사실 도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긴, 내가 그걸 어찌 예상할 수 있단 말인가. 흩날리는 눈송이를 손아귀에 움켜쥔 채 화를 내게 될지, 그 누가 예상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이 나와 권순찬씨의 첫 만남이었다.
Regardless, I lowered my head and drank up all the alcohol. Shortly afterwards, I paid the bill and began to walk out of the pub. For a second, I was worried about the lady owner of the pub, but the man hadn’t looked particularly dangerous. As I signed the receipt, I stole another glance at the man. The look on his face seemed to express fear. It didn’t necessarily express fear of something to have hardened as an expression. Maybe that was why I forgot about him within seconds of walking out of the pub, and hadn’t noticed the huge backpack at his feet. And I never expected that I would later lose my temper at him, seizing him by the collar and shaking him. Grabbing fluttering snow flakes in my hands and losing my temper. Who would’ve expected such a thing to happen?
That was my first encounter with Mr. Kwon sun-c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