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이는 엄마가 큰 상을 받은 자기 모습을 어린이 신문에서 보고 마음 아파하기를 은근히 바랐습니다. 그런데 큰 상은 관두고 입선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준석이는 입술을 앙다물고 걸어가는 지훈이에게 계속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 지훈이가 준석이에게 냅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야, 너 따라오지 마!"
준석이는 지훈이가 갑자기 내지른 고함에 놀랐는지 그만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습니다. 지훈이는 곧 후회를 했습니다. 서글픈 마음에 아무 잘못도 없는 준석이에게 괜시리 화를 냈기 때문입니다. 지훈이는 앞만 보고 걸어가다 뒤를 흘끔 바라보았습니다. 지훈이는 그래도 준석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훈이는 콧마루가 시큰해졌습니다.
--- p.106~107
"지훈아, 고맙다."
지훈이는 엄마의 흉터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물었습니다.
"왜, 아빠와 저에게 말하지 않으셨어요?"
엄마는 먼산을 바라보듯 창 밖으로 눈길을 주었습니다.
"엄마는 네 아빠에게 화실을 만들어 주고 싶었단다. 네 아빠는 화실을 갖는 게 소원이었거든. 엄만 생각했어. 돈을 벌어서 아빠에게 화실을 만들어 주자고. 엄만 열심히 일했단다. 밤에도 일을 했어. 그래서 엄마는 돈을 웬만큼 벌었단다. 그 돈을 갖고 아빠에게 갔는데……."
엄마는 거기까지 얘기하고는 지난 기억에 마음이 아픈지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네 아빠가 피던 담배가 페인트 통에 떨어져 불길이 번지고 있더구나. 엄마는 아빠를 구해 내고 곧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 보니 병원이었어. 지나가던 아저씨가 엄마를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대. 그분이 바로 지금 네 새아빠야. 엄마는 병원에서 네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 슬픔에 젖어 있는 엄마를 네 새아빠가 위로해 주었단다. 엄마를 간호해 준 사람도 네 새아빠고."
--- pp.140-141
"지훈아, 고맙다."
지훈이는 엄마의 흉터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물었습니다.
"왜, 아빠와 저에게 말하지 않으셨어요?"
엄마는 먼산을 바라보듯 창 밖으로 눈길을 주었습니다.
"엄마는 네 아빠에게 화실을 만들어 주고 싶었단다. 네 아빠는 화실을 갖는 게 소원이었거든. 엄만 생각했어. 돈을 벌어서 아빠에게 화실을 만들어 주자고. 엄만 열심히 일했단다. 밤에도 일을 했어. 그래서 엄마는 돈을 웬만큼 벌었단다. 그 돈을 갖고 아빠에게 갔는데……."
엄마는 거기까지 얘기하고는 지난 기억에 마음이 아픈지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네 아빠가 피던 담배가 페인트 통에 떨어져 불길이 번지고 있더구나. 엄마는 아빠를 구해 내고 곧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 보니 병원이었어. 지나가던 아저씨가 엄마를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대. 그분이 바로 지금 네 새아빠야. 엄마는 병원에서 네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 슬픔에 젖어 있는 엄마를 네 새아빠가 위로해 주었단다. 엄마를 간호해 준 사람도 네 새아빠고."
--- pp.140-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