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시대의 모순에 눈뜨며 구도자가 되어 가는 과정 묘사
이 책은 한 아이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 사회의 부조리에 눈뜨면서 구도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눈부시게 묘사하고 있으며 모두 33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 고향마을에는 들풀처럼 소박하게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이 있었다. 하나같이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 이 땅의 주인이면서 동시에 가장 처절하게 외면받은 사람들이다. 농부, 거지, 창녀, 도둑, 머슴, 위안부, 막노동꾼, 땅꾼, 가정부….
한편 이 작고 비좁은 한반도를 할퀴고 간 역사의 아픈 상처가 그들의 가슴 시린 이야기와 맞물리고 있어 역사는 그들에게 있어 통한의 세월일 뿐이다. 한일 합방, 정신대, 징용, 6·25, 분단, 산업혁명, 월남파병, 새마을운동, 10월 유신….
그 서글픈 역사의 왜곡과 처절한 삶의 질곡을 맨몸으로 견디며 이견낸 그들에게서 우리는 우리 모두의 마음의 고향을 본다. 그리고 이제 우리 민족의 한과 역사의 아픔을 구도자의 깨달음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신, 영혼, 자연, 우주, 도, 새로운 문명….
가난과 고난의 땅 한반도의 한 작은 마을에서 눈부신 깨달음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 '은행나무골'은 모두 4개의 장으로 나뉘어 주인공의 눈에 비친 자연의 아름다움과 가난한 이웃들의 애절한 삶의 모습 그리고 시대의 아픔 속에서 깨달음의 진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1장 '자연과 우주의 아름다움'은 쌍계산 기슭 작은 마을에 태고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가난한 농부들과 맑은 시냇물 아래 물고기와 함께 뛰노는 시골 아이들의 순박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2장은 '밑바닥 서민들의 슬픔'은 바로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겪었던 이야기들이며 3장 '밀려오는 역사의 아픔'은 인고의 세월 속에서 진리를 꽃피우며 지금의 우리를 살아가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4장 '찬란한 구도자의 깨달음'을 통해 우리는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함께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주의 진리를 일깨워준다.
"푸른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마을 앞 연못에는 언제나처럼 붉은 연꽃이 가득 피어 있다. 아, 고난을 상징하는 은행나무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연꽃. 그래서 우리 마을 은행나무골은 깨달음의 꽃마을이다. 힘든 시대를 어렵게 살아가며 사라져간 사람들의 풀꽃 향기와 구도자의 연꽃 향기가 어울려 활짝 깨달음의 꽃을 피운 사랑하는 내 고향 은행나무골. 한민족 모두의 신화 같은 마을 은행나무골에서 새로운 문명이 시작된다."(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