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때때로 예수님이 정말 우리처럼 피와 살을 가진 사람인지, 아니면 육신을 가지지 않은 우리들 마음속의 정신인지, 혹은 인간의 신념 속에 들어온 어떤 이상(理想)인지를 궁금하게 여겼어요. 그분은 가끔 제게 수많은 사람들이 추구해온 꿈처럼, 그리고 동시에 잠보다도 더 깊은 그리고 새벽보다도 더 고요한 평화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우리 모두가 그렇게 이상과 평화를 꿈꾸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 꿈을 현실로 인식하게 되고, 우리의 환상에 살을 붙이고 목소리를 담아 우리 자신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실체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정녕 그분은 꿈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그분을 3년 동안이나 알고 지냈고, 우리의 뜬눈으로 그것도 환한 대낮에 날마다 그분을 보았으니까요. 우리는 그분의 손을 직접 만져보았고, 이곳저곳으로 그분을 따라다녔지요.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들었고, 그분의 행적을 두 눈으로 목격했죠. 그런데 어떻게 그것을 그냥 사유 끝에 찾아낸 이념, 혹은 꿈이나 꿈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여성 제자였던 라헬-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내가 죽음의 십자가에 내어준 바로 그 유대의 왕이 죽음의 세계로부터 돌아와 내 집에까지 들어와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내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무엇이 진리이며, 무엇이 진리가 아닌가?… 그 나사렛 사람의 말대로 그는 밤이 되고 고요한 시간이 되면, 우리가 어디에 있든 우리를 찾아와 우리를 다스리고 있지 않은가? 그는 진정 진리이며 성령이며 이 세상의 지배자인가?…” 하지만 로마는 그것이 계속 용인되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로마제국은 우리 아내들을 환상과 악몽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디오 빌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