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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시체들의 나라

[ EPUB ]
한차현 | | 2016년 07월 1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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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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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1.6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5.5만자, 약 4.9만 단어, A4 약 97쪽?
ISBN13 9791187426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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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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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활란이랬나.”
가네야마가 멈춰 섰다. 뒤를 돌아보지는 않는다. 대신에 이를 악물었다.
“딸아이 건강은 어때. 좀 괜찮아 졌어”
녀석이 가족 이야기를 꺼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테면 활란이라는 이름과 와병 중이라는 특이상황까지 두루 꿰차고 있노라 밝히는 꼴이다. 밀정자로 부리려면 내가 그 정도 뒷조사를 안 해봤겠느냐, 뻐기는 꼴이다.
“……뭐 그냥저냥.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그렇게 얼버무리고는 가던 길을 계속한다. 그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내내 등 뒤를 쫓아오는 녀석의 눈빛을 느낄 수 있다. 이를 악물었다. 분노가 치솟는다. 빌어먹을 자식. 분수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나. 착각도 정도껏이지. 제아무리 세월이 뒤집어지고 제아무리 관계가 엎어졌다 한들, 이 몸이 너 같은 상것의 친구가 될 성 싶은가!
--- p. 58

“궁금한 게 많을 겁니다.”
나머지 한 명이 말했다. 가면 밖으로 턱이 길게 튀어나온 남자다. 남달리 긴 턱 때문에 학창시절부터 많은 놀림을 받았을 것이다. 그에 해당하는 별명도 한두 가지 아니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상처도 많이 받고, 그로 인해 성격장애가 생기기도 했을 것이다. 카랑카랑 새된 목소리로 주걱턱이 말했다.
“당신들 뭐 하는 사람들이냐. 왜 나를 납치한 거냐. 지금 무슨 약을 주사한 거냐. 왜 나를 묶어놓았느냐. 나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다른 사람들은 다 어디갔느냐. 그와 같은 궁금증들이 머릿속에 가득하실 겁니다. 불안은 호기심이 다른 이름이니까요.
에에, 이런저런 의문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드릴 수 없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참으세요.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을 때, 많은 분들이 그 숱한 의문들의 정답을
스스로 찾아내곤 하더군요. 여태까지의 경험에 비춰보면 그래요.”
--- p.199

카아아. 철제 침상에 손발 꽁꽁 묶인 소녀가 허리를 뒤틀고 이를 드러내며 서럽게 신음했다.
“어쨌거나 자네에게는 안 된 일이야. 부디 기운 내게.”
“그래야지. 고마워.”
“아까 말했지만 731부대의 이시이 장교를 소개해줄 수 있어. 자네가 원한다면.”
“생각해보지.”
가쓰란의 발등에 가네야마가 손을 가져갔다. 믿기 힘들만큼 차갑고 거칠다. 가쓰란은 죽었다. 예전의 가쓰란은 이미 죽고 없었다. 하지만 그 일부는 아직 살아 있다. 변함없이 살아 있다.
“이제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야. 자네가 의견 주었던 부분까지를 물론 포함해서.”
“많이 힘들겠군.”
오쿠다가 가네야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어쩌겠나. 이것이 내 운명이라면.”
--- p.214

“이제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또 다른 작업복이 다가왔다. Z의 얼굴을 거세게 붙들고는 왼쪽으로 돌려 눕힌다. 배려라고는 요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손길이다.
“젠프록사프로베타아미노이드24. 멋진 이름이죠? 36% 희석액 110㎎을 선생의 왼쪽 귓속에 흘려 넣을 겁니다. 귓속의 약물이라. 참 낭만적인 방식 아닌가요.”
Z가 감은 눈을 뜨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접하는 것은 7~8% 수준의 2급 희석액이죠. 순도는 한참 떨어지지만 그 정도만 해도굉장히 귀한 물건이고요. 지구상에 유통되는 것들 가운데 가장 안전하고
획기적인 환각제. 그런데 이 정도의 농도와 양에 이르면, 이게 단순한 환각제의 기능을
넘어섭니다. 죽음과 부활! 새로운 탄생! 영화 같고 신화 같은 이야기가 이로써 가능해지는 겁니다. 기가 막히는 노릇 아닙니까? 가슴 벅찬 소식 아닙니까?”
--- p.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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