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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구하는 4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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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구하는 4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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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02g | 140*200*30mm
ISBN13 9788994300146
ISBN10 899430014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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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빛바랜 오래된 사진 안에서 임신부임이 틀림없는 배부른 여자를 아버지란 남자가 다정하게 안아주고 있었다. 예의 어느 여자나 꼬셔낼 수 있었던 그 매력적인 미소로 활짝 웃으며.
건형은 무표정한 얼굴로 사진을 뒤집었다. 역시나.
“또 다른 동생입니까?”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저보고 찾으라는 말씀이세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만.”
“됐습니다. 필요하면 찾아오겠죠. 아니면 버리고 가든지요. 저처럼 말입니다.” --- p.12

“이게 다 뭐야?”
“네 와이프가 되겠다는 여자들 이력서야. 오늘이 면접이거든. 어떻게 할래?”
제이슨은 테이블 위에 가득 쌓인 서류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 짧은 구혼광고에 사람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딱 하루 광고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만 명 이상이 지원했고, 그중에서 자격요건을 추려낸 사람만도 천 명에 가까웠다.
“뭘 어떻게 해?”
“네가 뿌린 씨앗이잖아. 네가 거둬야지. 네 여자친구, 아니 아내를 찾는 데 네가 빠지면 안 되잖아.”
“마음대로 해. 어차피 이 안에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 상관없어.”
“무슨 기준으로 뽑을래? 미모 순? 학력 순? 아니면 그냥 랜덤?” --- p.49

앞뒤 없이 달려들어 다짜고짜 맹렬하게 쏟아내는 여자의 비난에 제이슨이 언제나처럼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설명하려 했지만 건형이 슬쩍 고개를 저어 친구를 제지했다. 여자의 손에서 어렵게 빼앗은 서류의 이름은 역시나 예상대로 강희원이 아니었다. 이 어수선하고 황당한 상황 속에서도 무언가 퍼즐 조각이 맞아들어가고 있었다.
“당신 이름이 뭐지?”
“뭐라구요?”
“다짜고짜 남의 사무실에 들어와서 소리를 지르려면 자기소개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그쪽도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본명을 밝히지 않았던 거 같은데요.”
확실히 신문광고에는 건형의 이름이 나와 있지 않았다. 그녀는 그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음,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다? 일단 나쁘지 않았다. 그는 비굴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으흥, 그렇군. 난 김건형이야. 조건 맞는 아내가 필요한 남자고.”
“으흥, 그렇군요. 난 강정원이에요. 댁 같은 나쁜 놈한테 동생을 지켜야 하는 언니죠.” --- p.55

건형을 순식간에 머리 비고 형편없는 인간으로 만들어놓은 그녀는 들어올 때만큼이나 기세등등하게 ‘쾅’ 하고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회의실에는 아주 잠깐 정적이 흘렀다. 당연히 분노해야 할 이 어이없는 상황에도 건형은 보기 드문 미소를 베어 물고 있었다. 물론 제이슨도 아까보다 훨씬 더 유쾌한 표정이었다.
“와우, 브라보. 대단하네. 그냥 보내기는 아까운 여잔데.”
“그래. 간만에 쓸 만한 여자야.”
까탈스럽기 그지없는 건형이 웬일로 고개를 끄덕이자 오히려 놀란 쪽은 제이슨이었다. 언제나 재미없던 일상 속에서 오늘은 여러 번 놀라게 되는 일을 경험하는 신기한 날이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모양이지?”
“나쁘지 않아. 저 여자로 결정하지. 최고의 면접이었어.”
“저 여자 동생이 아니고?”
“변태에 스토커로 신고한다잖아. 그리고 이름도 그 여자고, 면접도 그 여자가 봤어.” --- p.60

그렇게 그를 태운 차가 눈앞에서 사라져갔다. 화려한 부케와 비싼 옷과 가방, 그리고 머리 복잡한 그녀를 남겨둔 채.
다 잘되었으면 좋겠다. 그도, 그리고 그의 여자도.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고 이별 때문에 아파하는 모든 사람에게 행운이 함께하기를.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을 보낸 사람들도 모두 상처받지 않고 이 밤 행복할 수 있기를. --- p.127

“설명해봐요.”
“당신도 같이 있었잖아.”
그는 조금도 심각한 기색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꽤나 기분 좋은 얼굴이었다. 본인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는 있을까. 아마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건 다 저 남자의 계략임이 분명했다. 그 뻔뻔스러움에 질려버린 정원이 인상을 쓰고 그를 흘겨봤다.
“그게 아니잖아요. 지금 당신 집안사람들이 우리보고 결혼하라잖아요.”
“걱정하지 마.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당신 같은 여자랑 결혼 안 하니까.”
“당연하죠. 우리 같은 사람들도 당신 같은 남자랑은 결혼 안 해요. 절대로.”
지지 않고 대꾸하는 정원에게 뒤돌아서던 건형은 슬쩍 미소를 베어 물었다. 그녀의 당당한 배짱은 언제나 마음에 들었다. 그나저나 우리 같은 사람이라. 웃기고 있군.
그는 자신이 퍼부은 독설에 스스로를 비웃으며 분명한 대답을 날려준 정원에게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다. 그와 신희는 모든 조건에 부합되는 여자를 제대로 찾아낸 것이다. 딱 한 가지만 빼고 말이다.
“당신은 일 번으로 실격인 거 알아?”
“무슨 뜻이에요?”
이곳에 오자마자 그녀는 다른 세계에 발을 담근 기분이었다. 한국말임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 투성이였다.
“내가 원하는 조건의 첫 번째는 잔소리 없는 여자였어. 날 골탕 먹이려고 그걸 빼먹었어. 분명히 일부러 그런 걸 거야.”
“누가요?”
“됐어. 당신은 몰라도 되는 얘기야.”
--- pp.141-14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헤어지기도, 타협하기도 쉽고
질투나 반대도 없고, 욕심은 적당한 그런 여자 없나?


‘바람둥이 한량의 종자’, ‘사생아’라는 홀로그램을 이마에 달고 살아온, 그래서 초록 때수건보다 어둡고 까칠한 남자, 김건형. 유독 나쁜 유전자만 캡슐을 쓰고 3대까지 생존한다고,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이기적인 유전자에, 일방적인 방식으로 오랜 연인에게 이별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자존심이 뭉개질 대로 뭉개지고, 약이 오를 대로 오른 여자는 ‘네놈의 신붓감은 내가 구해주마’ 식으로 광고주가 부탁하지도 않은 구인광고를 신문에 내는 테러를 감행하게 되고, 그 후폭풍은 예상대로 김건형이 떠맡게 된다. 수만 명의 지원자들이 써낸 이력서를 앞에 두고 생각지 못한 전 연인, 신희의 발칙한 선물에 당황하지만, 그를 끌어내려고 안달이 난 적들과 신희를 완전히 단념시키기 위해서 건형은 이 황당한 구혼광고를 역이용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1차 면접 당일, 건형은 구인광고에 걸려들은 철없는 동생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에 면접장에 쳐들어온 정원과 마주하는데…….

내가 이런 놈까지 키워야 해?
‘가족’으로 영입한 또 하나의 웬수!


‘기간제 아내’를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보면서 세상 참 말세라고 생각했던 정원. 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신문광고의 주인공이 선택한 여자가 띠 동갑도 넘는 스무 살짜리 동생 희원이라는 얘기에 정원은 일하다 말고 면접장으로 쳐들어간다. 밥 먹고 얼마나 할 짓이 없으면 이럴까 싶지만, 변태 같은 그 남자는 쉽게 단념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갖은 협박과 회유를 일삼다, 급기야 꿩 대신 닭이라며 그녀를 아내감으로 낙점한다.
뭐든지 주워오는 여자, 강정원! 철없는 동생들을 건사하며 어렵게 사는 마당에, 하늘같이 받드는 가훈을 욕되게 하지 않는 선에서 경제도, 가족도 지키는 방법에 타협하여 결국 〈본 얼티메이텀〉수준으로 도처에 적들이 널린 이 남자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그런데 웬걸? 이 남자, 심한 편식에 색깔별로 정리된 욕실 타월을 고집하더니, 요구해서는 안 될 것까지 달라며 떼를 쓴다. 쫓아내고 싶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보지만 어느새 동생들의 마음까지 접수한 이 위험한 남자. 이제 믿을 건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겨준, 성경을 능가하는 추상같은 ‘가훈 노트’와 소녀가장 영양사의 뜨거운 손맛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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