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선출과 무관하면서 기초 학문 분야 소속이고 공적 경험이 풍부한 교수를 선임 기준이라고 생각하면서 또 다른 기준 하나를 새롭게 추가했다. 남성이 다수인 서울대 성별 분포에서 여성 교수를 선임하면 서울대가 여성의 등가(等價) 참여를 선도할 수 있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언급한 3가지 기준에 충족하는 여성 교수를 선임하기로 결심하고 나니 적임자를 물색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p.29
평균적인 노력을 쏟아부어 신규 사업이 성사될 확률은 아주 낮다. 평균을 뛰어넘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재정 권력(또는 경제 권력)을 설득할 수 있다. 선도자들이 쥔 공식 권위에 사적 자원과 역량 등 감성적 노력을 동반할 때 감동의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신규 사업을 얼마나 성사시키느냐는 결국 기관 최고 책임자의 몫이다. 그래서 기관 책임자의 재정 동원 역량(fiscal capability)을 리더십 평가 요소의 하나로 간주하는 것이다. --- p.118~119
전문가의 한 사람인 교수 의견을 경청해 자신의 반대 입장을 재고한 원내 대표의 결심과 이 결심을 유도하는 데 주저하지 않은 장관의 정성이 회기 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통과를 가능하게 한 것 아니냐는 반문을 해보기도 했다. 이 가정을 생각해보면 항상 진정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정치권으로부터 동의와 지지를 받아내는 노력이 공공 리더십의 요체임을 인식하게 된다. --- p.239
경주 방폐장 건설까지 20여 년 가까운 갈등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갈등 관리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개발 경제 시절에는 정부 혜택이라고 간주하던 국책 사업이 2000년대에는 거부 운동 대상이 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 진입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지만, 주요 국가사업 추진이 방대한 사회적 비용을 안게 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갈등 관리가 새 사업을 추진할 때 우선적인 고려 요인이 되는 상황에서, 새 사업을 추진하는 사회적 비용이 증대하고 그 비용 구조 아래서 새 사업의 추진 동력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 p.299
제도의 변화와 관련된 결정은 가치 선택, 목표와 이익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치유하는 기관 내외의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는 지도력을 중시해야 한다. 한편 새로운 사업은 시스템 역량을 증대시키는 책임자의 헌신과 전략이 사업 성패를 가늠하는 결정적 요소임을 확인했다. 51개의 결정 사례를 정리하면서 기관 책임자가 수행해야 할 미션(mission)을 집약했다. 첫째, 가치 설정(비전). 둘째, 사람 선택(인사). 셋째, 역량 증대(자원). 넷째, 갈등 극복(공존과 화합). 다섯째, 환경 지지(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