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은 독립왕국 명주의 존재 등 천하통일을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로 머리가 아프다. 그 와중에도 북방을 회복하기 위해 서경을 건설하는 등 긴 안목으로 정사를 꾸려나가는데 견훤과의 길고 긴 전쟁이 마침내 시작된다. 견훤과 같은 전법을 써서는 당할 수 없다는 주위 사람들의 충고를 새기지 못한 왕건은 몇 차례 크게 패한 끝에 견훤을 상보(아버지)로 모시고 서로 인질을 내어 화의를 맺는다. 그러나 견훤측 인질의 변사로 두 나라 간 화평은 깨지고 견훤이 신라 금성을 쳐서 경애왕을 죽이고 김부를 경순왕으로 앉혔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신숭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친정에 나선 왕건은 결국 부하들을 잃고 간신히 살아 돌아오는데 뜻밖에도 견훤의 후백제는 왕위 계승 갈등으로 내부 분열이 일어난다. 아들들에게 내쫓긴 견훤은 왕건에게 몸을 의탁하고 자신의 백성들을 보호하겠다는 생각으로 왕건의 통일전쟁에 협력한다. 후백제 멸망 직전 경순왕이 나라를 들어 바치니 만 47년에 이르는 난세는 고려태조 왕건에 의해 끝나고 왕건은 발해의 멸망으로 북방 개척의 꿈이 무산된 것을 아쉬워하며 67년의 생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