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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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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 기행

: 각양각색 20여 곳의 이탈리아 남부 도시를 한 권에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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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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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76.31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3.6만자, 약 4.1만 단어, A4 약 85쪽?
ISBN13 9788950966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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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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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이탈리아는 황량했다. 폐허가 된 문명 위에 또다시 밀랍처럼 덧붙여서 만든 도시들…. 하지만 이곳을 거닐며 마음이 조금씩 녹아들어 치유되는 느낌을 받은 것은 아마도 이런 덧붙임의 시간 위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을 회복했기 때문일 거다. 카타니아의 가리발디 문 앞에서 나는 새로 태어나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나의 재로부터 아름답게 부활한다”는 불사조 피닉스의 문구를 읽으며 나는 진정한 의미의 치유를 경험했다.
[프롤로그_7쪽]

지저분하고 낙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폴리의 아름다움과 숨겨진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짝사랑하던 꿈속의 왕자님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인간적인 매력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어떤 도시든 마음을 여는 사람에게만 그 도시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지만, 나폴리만큼 그 편차가 큰 도시도 없는 것 같다. 이 도시는 모든 것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인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길 위의 남루한 집들 사이로 흩날리는 빨래들만 보고 나폴리를 평가해버린 채 가버렸다면 얼마나 서글펐을까.
[나폴리 - 깨진 첫사랑과 다시 사랑에 빠지다 : 35쪽]

벼랑을 깎아 돌아가며 해변부터 산 위까지 형성된 마을과 굽이굽이 올라가는 작은 길들을 보면, 인간의 한계가 어디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파른 해안가의 절벽을 깎아 테라스를 만들며 산꼭대기까지 수직으로 도시를 형성해간 이곳은 집 위에 집이 층층이 쌓여 있는 듯 보인다. (…) 윤동주가 이 경치를 보았다면 “하늘에서 별이 떨어진다”가 아니라 “하늘에서 집이 떨어진다”라고 썼으리라. 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이 도시의 모습은 현실감을 상실하게 했다. 포지타노를 ‘천상 해안의 보석’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포지타노 ? 지중해빛 보석과 만나다 : 157쪽]
시칠리아에는 모든 것이 공존하다. 그래서 처음엔 조금 혼란스럽지만, 익숙해지면 그 특유의 향과 색이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오래된 사진첩 같은가 하면 비비드(vivid)하고, 지나간 시간과 삶의 부드러움이 있는가 하면 여인들의 고함소리와 시장의 호객소리가 치열한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 리몬첼로의 향기에 가끔은 불쾌한 냄새가 섞이기도 한다. 삶의 어려움은 풍요로운 자연 환경과 좋은 날씨로 감춰져 그들의 표정에는 평화로움이 묻어난다.
[시칠리아 ? 모든 것의 열쇠를 찾아서 : 200쪽]

다소 황량하지만 수천 년의 신비를 지닌 섬인 시칠리아는 내게 언제나 꿈이었다. 인류가 오래도록 살아온 흔적 속에는 무언가 삶이 허전할 때 답이 있을 것만 같았고, 신비로운 무언가를 만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두렵지만 항상 옆에 있을 수밖에 없는 에트나와의 동침은 언제나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으리라. 이 시절 피닉스의 큰 날갯짓과 가리발디 문의 글귀는 내 가슴에 커다란 흔들림을 주었다. 이후 나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 말을 생각한다. 나는 나의 재로부터 아름답게 부활한다….
[카타니아 ? 나는 나의 재로부터 아름답게 부활한다 : 237쪽]

다섯 명 정도가 함께 팔레르모의 밤거리를 걸었다. 밤의 팔레르모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마시모 극장 주변은 마치 홍대 앞이나 이태원처럼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낮에는 생필품과 식료품을 팔던 부시리아와 발라로(Ballaro)의 시장통이 젊은이들의 놀이터로 변하는 것이었다. 주체할 수 없는 남국의 어지러운 정열이 발산되어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
[팔레르모 ? 밤의 환락, 낮의 권태 : 288쪽]
__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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