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책상 위에 서류를 잔뜩 쌓아 놓고 서류 속에 푹 파묻혀 사는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도 있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부산을 떨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동료에게 떠맡기는 재주도 능하다. 그들은 자기가 맡고 있는 임무 외의 일에 열을 올리면서 그 방면에 실력을 키운다. 이를테면 골프나 장기 등이 그 범주에 속한다. 한 가지 재주가 있는 사람은 전혀 관계가 없는 분야의 일도 유능하게 보이려고 한다. 또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가까이하려고 애쓴다. 스스로도 무능하면서 정작 무능한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이나 눈길을 주지 않는다. 유능한 사람과 가까이 지내려 하는 이유는 유능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이미지 구성의 유효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유능한 척하는 사람」중에서
어떤 심리학자에 의하면 “아이는 지나친 칭찬을 받으면 칭찬받는 일이 부담이 되어 그 불안감을 없애려고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고 한다. 어른이 되어도 유아기적 성격을 가진 사람은 이와 비슷한 반응을 나타내며, 특히 공격적인 사람에게서 이런 경향이 많다고 한다. 말을 꺼내면 말꼬리를 물고 늘어진다든지 트집을 잡는 사람이 있다. 그때 그 사람의 마음은 흥분 상태에 있으므로 설득하기가 아주 어렵다. 이런 때는 상대의 흥분을 진정시켜 줄 필요가 있다. 평상시와 같은 태도는 효과가 없다. 화제와는 상관없는 상대방의 복장이나 센스, 집이나 정원 등을 지나칠 정도로 계속 칭찬해 주면 신기하게도 상대의 공격이 점차 둔화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때 타이밍을 잘 맞추어 서서히 본론으로 들어가면 상대는 손쉽게 이쪽의 작전에 말려든다. ---「공격적인 상대에게는 칭찬으로 접근하라」중에서
돌발적인 사태에 직면하면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사태를 수습해야겠다고 서두른다. 이런 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아주 어렵다. 절박한 상대에게는 조리를 따져 설명해 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 섣불리 잘못 말하면 상대의 반발심을 자극해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든다. 상대의 발끈하는 태도를 잘 구슬려 이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 문제의 긴급성을 중대성으로 슬쩍 바꾸어야 한다. 앞에 든 예에서도 ‘깊이 생각해야 할 중대한 문제’라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잠시라도 해약을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을 진정시킨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상대방 요구의 긴급성을 중대성으로 바꾸어 상황을 완화시키면 상대의 기세는 꺾이고 다시 생각하려는 마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