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는 雪泉(설천). 전북 부안 출생으로 『미네르바』 2007년 시, 『한맥문학』 2008년 수필로 문단에 나와 작품집으로 『이 세상에 e-세상』, 『영혼이 불타는 소리의 통로』, 『떠나도 지키리』, 『허허벌판』, 『心 마음 가르킨 생각』 등이 있다. 제5회 한국농촌문학상(2008), 제12회 국제문화예술상(2010) 등을 수상했다.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있다. 현재 미국 알래스카 거주.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아 넘어지고 사람은 빨리 달릴수록 지쳐 쓰러지며 생각은 넘어져야 쉽게 일어나는데 일어난 생각은 붙들어 잡아야 내 것이고 한순간에 달아나 놓치는 생각은 보석인데 가득 남아 있는 생각들은 오물통에 구더기뿐인가 쓰러진 몸 일으켜 주는 의사의 처방전은 꼭꼭 챙겨도 쓰러지고 넘어진 생각 일으켜 주는 사람이 없으니 세상은 진리가 왜곡된 잡동사니요 난장판이다 흰옷 입던 것이 불편하여 검은 옷 편한 생각에 밝은 세상 썩어 가는 병든 오물이 가득하구나 오호통재라! 그 많은 진리가 어느 곳에 숨어 있는가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넘어지지 않는 세상이라 더 빠르고 지치지 않는 세상 길이 편하게 넓어졌으니 쓰러지고 넘어지는 생각들이 하늘 끝을 모르는구나
서용덕 시인의 시는 사물을 바라보는 개성적인 감각이 빛난다. 그 개성적 감각을 서용덕 시인 특유의 색다른 육성과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시를 한 편 두 편 읽다 보면 마치 저 눈부신 초원을 내달리는 들소의 거칠고 힘찬 숨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다. 일종의 야성미라고 할까. 그야말로 가공되지 않은 순수의 표정이 아름답다. 그래서 그의 시는 낯설고 신선하다. 그 어떤 시의 풍경에도 오염되지 않은 자신만의 새로운 모습을 작품 속에 하나하나 조각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서용덕 시인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시적 자산이 아닐 수 없다 - 정성수 (시인·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여기 담긴 6번째 시집의 내용은 거의 철학적이고 공간적이다. 평범하게 읽다 보면 멍하니 지나가게 된다. 그래도 가끔 살포시 웃게 하는 서정적 시도 들어 있다. 그렇다. 서용덕 시인의 시는 평생토록 가꾸고 지켜 온 삶의 터전이 고스란히 박혀 있는 자아다. 기도와 참회가 들어 있다. 하얗게 내리는 눈 속에 벌거벗은 자신의 자아가 함께 내리고 있고 그 속에는 죽음과 삶, 아름다움과 추함이라는 이분법적이 들어 있다. 강정실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