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월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에 이브에 대해서 잘못 생각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 없이 낙원 안에서 살기보다는, 차라리 낙원 밖에서 그녀와 함께 사는 편이 더 좋다. 맨 처음 나는 그녀가 너무 말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만약 이 목소리가 침묵하고 내 인생에서 사라져버린다면 나는 몹시 슬퍼질 것이다. 요즘 나는 가끔 그 사과를 먹었던 일을 돌이켜 볼 때 어느 정도 감사한 마음까지 든다. 우리를 함께 지내게 하였고, 그녀의 고운 마음과 사랑스런 영혼을 알게 해준 그 나무에게 축복 있기를! ---「아담의 일기」중에서
부디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이 세상을 떠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나의 기도이자 나의 바람이다. 이 소망은 이 세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고 모든 사랑하는 아내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시간의 종말이 올 때까지. 그리고 이러한 소망은 나의 이름으로 불릴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 중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야만 한다면, 내가 먼저 가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는 강하고 나는 약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가 없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그는 나를 그렇게 꼭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그가 없는 삶이란 내게는 이미 삶이 아니다. 이 기도 또한 불멸할 것이며 내 자손이 존속하는 한 끊임없이 하느님에게 바쳐질 것이다. 나는 최초의 아내이며, 이 세상 최후의 아내에 있어서도 나는 반복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