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는 말했다. '아니, 레니. 나는 화나지 않았어. 나는 이제껏 자네에 대해 화가 났던 적이 없고, 지금도 화나지 않았어. 이것만은 알아 줘.' 이제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주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조지는 권총을 움켜쥔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레니가 애원하듯 말했다. '곧 시작하세. 곧 그 땅을 사도록 하자구' '그래, 곧 해야지. 나는 곧 해야 해.우리는 곧 해야 해' 다음 순간, 조지는 권총을 들어 꽉 붙들고 총구를 레니의 뒤통수 가까이로 가져갔다. 손이 심하게 떨렸다. 그러나 곧 그의 얼굴이 굳어지고 손도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그는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은 산을 감돌아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왔다.
--- p.187-188
조지가 조용히 말했다.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그것이 우리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그 녀석이 하도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해서 이야기를 해 주다가 나도 차츰 그럴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 거지.'
--- p.168
그는 코맹맹이 소리를 냈다.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저 두 사람을 위해 채소를 가꾸고 접시를 닦는 일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풀 죽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익숙해진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서커스나 야구 시합이 있으면..... 우리는 구경을 가지..... 일 같은 건 팽개치고 가는 거야. 누구에게 허락받을 필요도 없지. 거기에는 돼지도 있고 닭도 있어..... 겨울이 오면 조그맣고 통통한 난로를..... 비가 오는 날엔..... 우리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지.' 그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뒤돌아서 맥없이 헛간 밖으로 나가면서 그는 잘린 팔뚝으로 뻣뻣한 수염을 문질렀다.
--- p.169-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