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친척도 없이 혼자 사는 돌쇠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노는 마음 편한 나무 장수이다. 그런 돌쇠에게 유일한 친구는 힘도 세고 일도 잘 하는 황소이다. 어느 겨울, 황소와 함께 나무를 팔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희한하게 생긴 녀석을 만난다. 원숭이 같기도 하고 개 같기도 한 그 녀석은 도깨비이다. 그 도깨비는 다른 친구들 여럿과 놀러 나왔다가 마을 사냥개에게 꼬리를 물리는 바람에 재주를 부릴 수 없게 됐을 뿐더러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상처가 나을 때까지 두 달동안만 황소 뱃속에서 지내게 해 달라고 빌기 시작한다. 돌쇠가 도깨비의 간곡한 부탁을 들어 주자 그 보답으로 황소의 힘이 열 배나 세어진다.
마침내 도깨비와 약속한 두 달이 지났지만 도깨비는 나오지 않고, 황소는 점점 불러 오는 배 때문에 괴로워서 날뛰기 시작한다. 도깨비는 황소 뱃속에서 너무 잘 먹어 살이 찌는 바람에 쉽게 나올 수가 없다며 소가 하품을 하게 해 주면 그 때 뛰쳐나오겠다고 한다. 그런데 돌쇠는 어떻게 하면 황소가 하품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방법을 찾지 못한 돌쇠는 황소 앞에 앉아 울다 후회하다 지쳐 저도 모르게 하품을 하고 만다. 바로 그 때, 돌쇠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황소도 돌쇠를 따라서 하품을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해서 도깨비는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고, 돌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황소의 힘을 지금보다 백 배나 세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사라져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