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김의찬 작가는 1995년 제4기 SBS 코미디 공채 작가로 만나 2자가 유난히 많았던 2002년 2월 22일에 결혼했다. 이듬해 두 사람이 만든 최고의 작품인 딸 유빈을 낳았다. 그들이 쓴 주요 작품으로는 [남자 셋 여자 셋],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그저 바라보다가] 등이 있다.
김 작가(남)와 정 작가(여)는 8년이란 긴 세월 동안 연애를 했다. ‘8년 연애’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초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짝꿍과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줄기차게 짝꿍을 했던 것과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가 8년 연애를 즐기는 동안, 전국의 좋다는 데이트 코스를 두 바퀴 반은 족히 돌고도 남았을 것이라 추측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정 작가는 김 작가와의 8년 연애를 딱 세 가지 스타일로 요약해서 쓸 수 있다. ㉮ 주말 데이트 - 극장에서 영화 보고 밥 먹고 집에 가기. ㉯ 생일처럼 특별한 날의 데이트 - 극장에서 영화 보고 조금 유명한 식당에서 밥 먹고 집에 가기. ㉰ 크리스마스 데이트 - 극장에서 크리스마스 배경의 영화 보고 제법 비싼 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집에 가기. --- p.16~17
김 작가 : 세상에 물건이 넘쳐 나지만, 그 중에 내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을 찾아내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어렵게 고른 만큼 충분한 애정을 쏟고, 소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정 작가 : 당신처럼 물건을 의인화시키고 정을 주란 얘기를 하고 싶은 건가? 김 작가 : 바로 그 얘기다. 물건을 의인화시키고, 나아가 애칭을 붙이는 것은 물건을 아껴 쓸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자동차는 쌩쌩이, 이런 식으로 말이다. 정 작가 : 푸하하. 내가 그럼 쌩쌩이를 타고 다니는 거구만! 김 작가 : 쌩쌩이 탄 지는 4개월 됐고 그전까지 당신은 흰둥이를 탔다. --- p.98~99
정 작가 : 눈물 난다. 내가 노예랑 살고 있었다니. 김 작가 : 내가 왜 노예야? 정 작가 : 그 정도면 당신은 똥의 노예야!! 김 작가 : 똥의 노예? 하하하~~ 정 작가 : 똥한테 당신의 하루를 바치잖아. ‘앉거라!’ 하면 앉고 ‘또 앉거라!’ 하면 또 앉고. 김 작가 : 정말 자존심은 상하는데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어쩌겠어. 장이 예민해서 그런 건데. --- p.148
정 작가 : 사람 너무 놀려서 의절까지 하면 부끄러워서 어디 가서 말도 못하니까 선만 넘지 말아 줘. 김 작가 : 그 선이 헷갈리긴 해, 나도. 정 작가 : 우린 오랫동안 코미디 작가로 살았어. 그래서 웃음을 만드는 건 참 힘든 일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지. 하지만 아무리 힘들게 웃음을 만들어도 시사 블랙 코미디가 아니면 잘 인정도 안 해 주고, 또 실컷 웃어 놓곤 뒤돌아서는 쓰레기라고 폄하하고. 그런 일 많이 경험해 봤잖아. 김 작가 : 의절도 당했으니까 말 다했지. 정 작가 : 미국처럼 유머가 최고의 덕목인 나라가 아직 아니니까 웃자고 한 얘기를 죽자고 누군가 달려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사과부터 해. 내가 철이 없어 그런다. 내가 유치뽕짝이었다. 오케이? --- p.219~220
“내가 내린 해답은 하나야. 우리에겐 금이 쫙쫙 간 우리 사이를 매번 촘촘하고 단단하게 메꿔 주는 접착제가 있어서야.” “접착제?” “음. 접착제.” “그게 어떤 거지?” “웃음. 유머. 그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 마음을 하나로 붙여놓는 웃음 접착제. 우리 둘 다 어느 정도로 웃음과 유머와 재미를 좋아하냐면 말이야, 당최 웃을 일이 없으면 아예 웃을 일을 찾아 나서는 수준이라구. 마치 사냥꾼들처럼.” 펼처보기 닫기 --- p.3296~297
모르는 사람이 보면 철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알기로 두 사람은 늘 아이와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들이다. 탁구 치듯 주고받는 솔직한 대화 속에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의 향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두 사람이 쓰는 글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에게 웃음과 행복을 전해주길 기대한다. - 이홍렬 (개그맨)
시트콤 작가 정진영 김의찬표 유쾌한 부부 토크 배틀. 20대에 같이 작품을 하던 시절의 유머와 젊음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무엇보다 반갑다. 두 사람의 버라이어티한 결혼 생활을 담은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는 힌트가 되어주길. - 장항준 (영화감독)
대학교 4학년 때 SBS 코미디 작가 시험에 운 좋게 합격한 나는 정진영 김의찬 두 사람과 동기 작가로 만났다. 그 당시 가장 잘나가던 시트콤 [LA 아리랑] 팀에 배정되어 드라마에 대한 감을 익히게 된 두 사람이 나는 부러웠다.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싶었던 나는 코미디 대본이 참 어렵게 느껴졌고, 결국 연극 무대로 다시 돌아가 배우의 길에 계속 도전했다. 여자로서 내 이상형에 정말 가까웠던 정진영 작가와 결혼하는 김의찬에게 농담 삼아 니 마누라 내 이상형이니 잘해줘라 했던 기억도 난다. 두 사람이 어느새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고 드라마 작가로도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 잘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이들의 알콩달콩 사는 얘기가 책으로 나온다니 기쁜 마음으로 응원해주고 싶다. 결혼을 꿈꾸는, 결혼을 앞둔,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의 글을 보낸다. 짜식들 행복한 거 자랑 조금만 해라. 배 아프다 ㅎㅎ 홍석천 (방송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