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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

: 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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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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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0.0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4.8만자, 약 1.5만 단어, A4 약 31쪽?
ISBN13 978895223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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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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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사랑법

주대야
술 마이 먹찌 마라라 제발
몸도 안 조타 카민서
자아, 한잔 바다라

김주대,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2014

스승이 사라진 시대에 “자아, 한잔 바다라”라고 내미는 스승의 술잔은 말 그대로 ‘바다’다. 그 바다에서 퐁당거리는 제자는 외롭지 않다. 시간이 흘러 제자가 스승의 나이가 되면, 스승들은 사라지고 없다. 그때 바다가 되어 어린 제자들을 품는 자가 되지 못하면 얼마나 외로울까.
현대판 문인화로 요즘 이름을 날리고 있는 김주대의 시다. 이 시에서 김주대 시인과 대작하고 있는 사람은 그의 스승, 강우식 시인이다. 텍스트에 드러나 있지 않으니 그가 누구든 상관없다. 사랑은 이렇게 좌충우돌이고 모순이어서 늘 문제를 일으킨다. 문제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사랑은 위험을 껴안고 뒹군다. 아무도 그 미래를 모른다. 그래서 더 해볼 만한 거다. 안전한 섬에서 ‘정주(定住)’를 꾀하는 자들은 정작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한다.
창조는 규범(norm)을 깨뜨리는 데서 시작된다. 이 시는 문어(文語)의 문법을 해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술 한잔 받는 일이 “바다”로 커진다. 세계는 놀랍게도 항상 언어로 재구성된다. 거짓말 같지만, 상징계 안에서 물(物) 자체는 없다.
--- pp.22~23

아늑

쫓겨 온 곳은 아늑했지, 폭설 쏟아지던 밤
깜깜해서 더 절실했던 우리가
어린아이 이마 짚으며 살던 해안(海岸) 단칸방
코앞까지 밀려온 파도에 겁먹은 당신과
이불을 뒤집어쓰고 속삭이던,
함께 있어 좋았던 그런 쓸쓸한 아늑
아늑이 당신의 늑골 어느 안쪽일 거란 생각에
이름 모를 따뜻한 나라가
아늑인 것 같고, 혹은 아득이라는 곳에서
더 멀고 깊은 곳이 아늑일 것 같은데
갑골에도 지도에도 없는 아늑이라는 지명이
꼭 있을 것 같아
도망 온 사람들 모두가
아늑에 산다는, 그런 말이 있어도 좋을 것 같았던
당신의 갈비뼈 사이로 폭폭 폭설이 내리고
눈이 쌓일수록 털실로 아늑을 짜
아이에게 입히던
그런 내밀이 전부였던 시절
당신과 내가 고요히 누워 서로의 곁을 만져보면
간간한, 간간한 온기로
사람의 속 같던 밤 물결칠 것 같았지
포구의 삭은 그물들을 만지고 돌아와 곤히 눕던 그 밤
한쪽 눈으로 흘린 눈물이
다른 쪽 눈에 잔잔히 고이던 참 따스했던 단칸방
아늑에서는 모두 따뜻한 꿈을 꾸고
우리가 서로의 아늑이 되어 아픈 줄 몰랐지
아니 아플 수 없었지

민왕기, 「시인동네」, 2015 가을호

대학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던 민왕기 시인은 오랜 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시의 땅에서 떠나지 않았다. “깽판”인 세상에서 깡다구로 싸우다가도 그는 늘 “아늑”의 시로 돌아오곤 했으니까. 그는 아늑의 아늑함과 아늑의 쓸쓸함이 겹치는 곳에서 유배 중이다. 거기에 폭설이 내릴 때 겁먹지 마라. “어린아이 이마 짚으며” “해안 단칸방”에서 살던 아늑이 우리를 다시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다.
삶은 얼마나 위태로운가. 오죽하면 어떤 시인은 “나는 지뢰밭 위에서 잔다”고 고백했을까. 그리하여 우리는 일상 속에서도 늘 피난처를 구한다. 어머니의 자궁처럼 아늑하고 안전한 공간. 뭔가에 쫓길 때나 겁먹었을 때, “깜깜해서 더 절실”할 때, 나의 피난처는 어디인가. 함께 “이불을 뒤집어쓰고 속삭”이는 “당신” 때문에 그나마 이 세상이 살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에서 모든 “아늑”은 “쓸쓸한 아늑”이다. 결핍은 유한자(有限者)인 모든 인간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핍과 유한성 안에서 분투한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장엄한 일인가. 결핍이 우리를 키운다.
--- pp.124~127

진경(珍景)

북한산 백화사 굽잇길
오랜 노역으로 활처럼 휜 등
명아주 지팡이에 떠받치고
무쇠 걸음 중인 노파 뒤를
발목 잘린 유기견이
묵묵히 따르고 있습니다
가쁜 생의 고비
혼자 건너게 할 수 없다며
눈에 밟힌다며
절룩절룩
쩔뚝쩔뚝

손세실리아, 『꿈결에 시를 베다』, 2014

약할수록 연민도 깊다. 쓴맛을 본 자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 함께 아파하지 않는 것은 다른 감정의 파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絃)이 다른 현을 건드리듯 공감하는 일생은 그래서 부피가 크다. 내 것에 다른 것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약한 것들끼리 울리는 공명(共鳴)은 깊어서 슬프고, 슬퍼서 깊다.
늙어서 “무쇠 걸음”인 노파와 “발목 잘린” 유기견의 동행을 그린 시다. 그들이 함께 가는 길은 “굽잇길”이고, 노인의 등은 “오랜 노역으로 활처럼” 휘어 있다. “명아주 지팡이”는 노파의 손처럼 울퉁불퉁 마디로 가득하다. 유기견은 발목까지 잘린 채 버려졌지만 “가쁜 생의 고비”를 함께하기 위해 노파를 뒤따른다. 노파가 “절룩절룩” 걸어갈 때 유기견은 “쩔뚝쩔뚝” 걸어간다. 아프고 약한 것들 사이의 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화음(和音)의 저 끝에 산이 있고 절이 있다. 적멸(寂滅)로 가는 길이 화사하다. 그래서 “진경”이다.
--- pp.186~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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