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2005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창작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꾸준히 어린이책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친구야, 넌 어떤 행복을 꿈꾸니?』(공저), 『북한 아이들의 비밀 일기』, 『세종 대왕, 세계 최고의 문자를 발명하다』, 『노먼 베쑨, 병든 사회를 치료한 의사』 등이 있다.
그림 : 김주경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뒤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 『별가족, 태양계 탐험을 떠나다』, 『고구려 평양성의 막강 삼총사』, 『첩자가 된 아이』, 『내 이름은 직지』, 『날아라, 삑삑아!』, 『노먼 베쑨, 병든 사회를 치료한 의사』 등이 있다.
늦은 밤 누군가가 병원 문을 세차게 두드렸습니다. 베쑨이 졸린 눈을 비비며 나가 보니 한눈에 보기에도 허름한 옷차림의 사내가 어둠 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서 있었습니다. 사내가 베쑨의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선생님! 제 아내가 지금 아이를 낳으려고 합니다. 제발 부탁이니 저와 같이 가셔서 아이를 받아 주십시오. 이곳에 오기 전에 여러 의사들을 찾아가 사정사정했지만 모두들 안 된다고만 합니다.” 베쑨은 다른 의사들이 왜 사내의 부탁을 거절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사내에게서는 치료비를 받을 수 없을 게 뻔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잠깐 기다리시오. 내 얼른 가방을 가져올 테니.” --- p.19
“베쑨 선생,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스페인 민주주의 원호위원회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선생을 찾아온 이유는, 우리 위원회가 캐나다 국민들로부터 모금한 기금으로 마드리드에 의료 봉사단을 보내려 하는데 그 의료 봉사단을 선생님께서 맡아 주셨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베쑨은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새 생명을 얻은 이후, 그는 지금껏 결핵을 치료하는 일에만 전념해 왔습니다. 그 시간이 자그마치 9년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의료 활동을 한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 p.38-39
오후가 되자 임시 수술실의 앞마당은 수술을 기다리는 부상병들로 가득 찼습니다. “부상병들을 더 보내도 되겠습니까?” 왕 장군의 부하가 황급히 뛰어와 물었습니다. 베쑨이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수술을 하며 말했습니다. “모두 보내시오. 부상병들이 아무리 많아도 다 수술을 해 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