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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여자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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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여자를 찾아서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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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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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37.4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1.8만자, 약 3.9만 단어, A4 약 74쪽?
ISBN13 979118673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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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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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안느 브레스트
1979년 파리 태생으로 10년 간 연극계에 몸담은 후 서른 살의 나이에 첫 소설 『그 아버지의 딸』을 발표했다. 이 소설로 공쿠르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가장들』과 『사강 1954』를 발표했다. 전 세계 28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How to Be Parisian Wherever You Are』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역자 : 김혜영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불 번역을 공부한 후 여러 공공기관에서 통번역 활동을 했으며 출판사에서 기획편집자로 일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오귀스트 로댕의 칼레의 시민』, 『파블로 피카소의 세 명의 음악가』, 『빈센트 반 고흐의 별빛 소녀』, 『폴 고갱의 타히티의 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어린 왕자』, 『마음을 훔치는 아이, 이뽀』, 『100개의 눈사람』, 『사랑해요』등이 있다. 한불 번역으로 한강의 단편 소설 『아홉 개의 이야기』가 있으며 프랑스에서 출간된 한국 단편소설집 『Nocturne d'un chauffeur de taxi』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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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입가에는 침이 흥건히 흐르고 있었다. 꾀죄죄한 티셔츠 차림의 그녀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눈동자는 얕은 바다에 떠 있는 해초처럼 초점을 잃은 채 흔들리고 있었다. 줄리가 나에게 한 시간 정도 아이를 맡기는 일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한밤중에 예고도 없이 아이를 맡기러 온 적은 없었다. 줄리는 나에게 아이를 건네주고는 돌아섰다. 그러고 보니 줄리는 반바지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이건 나쁜 징조다. 우리 집에서 마지막으로 옷을 입지 않고 돌아다녔던 사람은 바로 알츠하이머 초기였던 증조할머니였다.”
--- p.23

“의사의 말에 따르면, 줄리처럼 심각한 모성 고갈 상태에 처한 여성들은 그동안 숨겨왔던 개인의 상처에 사로잡혀 있으며 자신의 절망을 생명 에너지로 바꿔 보려고 애쓴다고 했다. 그녀들은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고 무조건적인 모성에 반대하며 자신들이야말로 진정한 여자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고 만다. 말 그대로 무너져 버린다. 실제로 줄리가 그랬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씻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마치 전원이 꺼져 버린 것 같았다.”
--- p.24

“마리는 곧 복도 끝에 있는 그녀의 방으로 나를 안내했다. 방문 앞에 도착하자 그녀는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문고리를 돌렸다. 오전이 한참 지난 시간임에도 커튼을 걷지 않은 탓인지 방 안은 몹시 어두웠다. 나는 앞을 분간하기 힘든 어둠 속에서 침대 하나를 발견했다. 그 위쪽에는 십자가가 걸려 있었다. 그런데 그 침대 한가운데에는 한 젊은 남자가 벌거벗은 채 자고 있었다. 낡아빠진 가구들에 둘러싸인 그는 마치 캄캄한 밤에 반짝이는 반딧불이 같았다. 마리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려는 듯 내 얼굴을 살폈다. 내가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
--- p.38

“스무 살의 프란체스카는 자신이 청소년기에 지녔던 재능을 이제는 더 이상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이미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 속에서 느껴지는 그 재능을 앞으로는 절대로 ‘재현’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다....(중략) 그녀는“모든 우아한 것들이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을 지켜보느니 차라리 그것들이 망가지지 않고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죽는 편이 더 나아.”라고 말했다. 사실상 프란체스카는 스무 살에 전부 이해했던 것이다.”
--- p.68

“남자들은 어린애다, 만약 네가 남자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너에게 모든 것을 줄 거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 됐든 네가 그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절대로 알리지 마라. 시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네가 먼저 요구하게 되면 너는 실망만 할 뿐이다. 남자에게든 여자에게든 그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비난하지 마라. (중략) 반대로 만약 어느 날 네가 한 남자를 쫓아 버리고 싶다면 그를 비난해라. 그가 행실을 고치거나 발전하고 싶어 하거나 개선하는 모습은커녕 도망가는 뒷모습을 보게 될 거다.”
--- p.89

“다른 여자들보다 젊은 여자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싶을 때 신은 그 젊은 여자에게 아름다움을 줘요. 이 이상한 은총은 사실 부유함 다음으로 모두들 가장 갈망하는 탄생의 선물이지만, 사실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어요. 이 성배를 들고 살아간다는 건 정말 위험해요. 그런데 또 아예 가지지 못한 채 사는 것 또한 고통스러운 일이죠. 아름다움이 부족하다고 여겨질 때는 견디기가 힘들고요. 난 신이 나에게 아름다움은 좀 덜 주고 다른 이들을 감동시키거나 노래하는 재능 같은 다른 능력을 주었으면 하고 바랐어요. 나를 원하는 남자들과 나를 질투하는 여자들이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나를 지킬 수 있는 무기는 바로 정신력이에요. ”
--- p.129-130

“사진 촬영으로 현대적 초상을 만들어 낸 줄리아는 자신이 아마추어로 분류되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자신의 사진 작품들 뒤에 ‘나의 걸작’이라고 적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상인들은 난처했다. 왜냐하면 줄리아가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습은 모든 사람들이 그동안 생각해 왔던 여성의 그것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여자는 겸손해야 했다. 어디서든 수줍어하며 나아가야 했고 연약함의 대명사여야 했다. 여성들은 역사가 그녀들을 인정해 줄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했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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