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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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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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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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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90.91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4.9만자, 약 1.6만 단어, A4 약 31쪽?
ISBN13 9791186673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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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옷을 입다

시집 한 편 내는 게 제게 큰 소원이었죠.
일상생활의 희로애락이 씨실이 되고
주저리주저리 푸념과 다짐과 열정이 날실이 되었지요.

얼마나 기쁜지 며칠 동안 벅차서 서성거렸지요.

세상에 내 이야기가 읽혀서 희망의 씨앗이 되고
‘아! 저렇게 느꼈었구나?’ 하고 잠시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치열한 삶이어도 한 발씩 뒤로 물러서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삶이 감히 ‘시’라고 불러보네요.

시집 내기까지 톡톡 뛰는 아이디어와 용기를 준 예쁜 막내딸 지예에게 감사드리며, 꿈의 옷을 입고 나서는 저에게도 스스로 미소를 보냅니다.

精座處(정좌처) 茶半香初(다반향초)
妙用時(묘용시) 水流花開(수류화개)

고요히 앉아서 차를 마시면 차의 향기가 시작인데, 묘하게 차를 음미하면 물이 흐르고 꽃이 핀다네.

인생을 제대로 음미하면서 우리 모두 ‘물은 흘러서 살아 있어 좋고, 꽃은 피어서 아름다워 좋은’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울러 가나다 편을 ‘덤’으로 넣으면서 시집을 내는 마음을 가나다……로 하여 지어 올립니다.

가슴 벅차게 다가왔다.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는 이 순간
다소곳이 옷깃 여미어 예쁘게 보여야 할 텐데
라일락 꽃 향기같이 향기로워야 할 텐데
마음 한구석 부끄러움과 기대가 일어서네.
바다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지는 못해도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삶이라고
아낌없이 주지 못해서 늘 미안한 삶이라고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사는 영혼의 부르짖음이라고
차가운 세상에서도 미소를 띠고
카모마일 차를 마시면서 읽어 볼 수 있는 시라고
타버린 재가 일어나는 불길 같은 열정을 담고
파란 하늘처럼 마음을 시원하게 그려준다고
하하하 부끄럽게 웃어보는 ‘시’여야 할 텐데…….

꿈의 옷을 입고 달의 아름다운 여운을 기다리며…….
정순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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